대규모 도시개발 속 드러난 환경오염, 단편적·단발적 대응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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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도시개발 속 드러난 환경오염, 단편적·단발적 대응 안돼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 기호일보
  • 승인 2019.11.18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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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인천이 대규모 도시개발 속 면모를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토양오염을 비롯해 지하수 오염 등 환경오염 실태가 속속 드러나며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친환경 국제도시, 지속가능도시,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표방했던 인천의 어쩌지 못할 민낯이란 말인가! 그것들을 우연의 일치이고 각각의 경우에 대처하면 된다고 여기기에는 그 여파와 남겨질 선례를 고려할 때 고민이 깊어진다. 

최근 1차, 2차 토양오염 조사로 주안 도시개발 1구역 복합건물 공사 현장에서 기준치(400ppm)의 배가 넘는 불소가 검출됐다고 한다. 미추홀구가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주안 도시개발 1구역 2차 조사 지점 9곳의 토사에서 최고 949ppm의 불소가 검출된 것이다. 나머지 8곳도 440ppm 1곳을 비롯해 600~900ppm대의 불소가 섞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부지 내 지하 암석을 파쇄하는 과정에서 섞여 나온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대처가 가능하거나 책임 소재를 따질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가 개발이 필요했고 인위적으로 어떠한 작업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드러나고 확산됐다면 그것은 자연적일까, 인위적일까? 그래서 초래된 오염에 대해 어쩔 수 없다며 무시해야 하는가, 후속대책을 수립하고 정화에 나서야 하는가? 우리는 이 대목에서 도시개발과 환경오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윤 극대화라는 키워드를 둘러싸고 여전히 시민사회와 갈등을 겪는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디씨알이가 추진 중인 옛 동양화학 폐석회 부지, 즉 용현·학익1블록 민간사업이 그것이다. 미추홀구 용현동 587-1 일원 154만6천792㎡ 규모에 1만3천 가구가 넘는 공동·단독주택을 건립할 예정인 곳이다. 환경단체들과 디씨알이는 그곳에 대한 오염조사와 처리방식을 두고 대립했다. 디씨알이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사업부지 오염토를 모두 반출한 상태다. 이를 두고 환경시민단체들은 토양환경보전법 위반을 들어 허가권자인 미추홀구청장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일단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사자인 디씨알이는 어떠한 법적 위반사항이 없으며 절차에 따라 모든 행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점입가경이라고 했나! 앞서 거론한 주안 도시개발 1구역의 일부 오염토가 최근 불법적 과정을 거쳐 오염토를 반출한 디씨알이 개발지역에 반입된 사실까지 확인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어쨌든 인천시민은 이미 도심 환경오염에 대한 깊은 내상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등유, 경유, 중유 등 유류와 납 같은 중금속에 의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태인 부평 미군기지. 약속한 반환 시기가 아무런 대책 없이 늦어지는 가운데 속 시원한 오염원 규명이나 정화를 위한 재원 마련도 갑갑한 상황이다. 당사자인 미군에게는 남의 집 일일 뿐이다. 

아울러 잠재된 사례도 인천시민을 매우 불안하게 하고 있다. ㈜부영주택이 소유한 송도테마파크 부지 이야기다. 일부 알려진 내용을 보면 송도테마파크 부지가 발암물질인 비소를 비롯해 납, 벤젠, 불소, 아연,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토양오염 우려기준(2지역기준)을 초과한 상태였다. 납의 경우에는 2지역 기준치(400)의 9배가 넘는 3천696㎎/㎏이, 아연(600)의 경우에는 50배가 넘는 3만8㎎/㎏이 검출됐다고 한다. 머지않아 어떤 식으로든 개발을 위해 파헤쳐질 땅의 실상이다. 

이와 같은 상황인데도 해당 토지주이거나 개발주체인 기업들은 진상에 대한 명명백백한 공개는 물론 법 규정에 따른 원칙적 처리, 구체적인 정화계획 수립, 지역사회와 협력은 등한시한 채 공사 기간 지연이라든가, 추가될 비용 규모만을 염두에 둔 처사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도시개발과 생산활동을 책임지는 지역사회의 일원이자 인천시민의 지속가능한 삶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관련법에 따라 철저한 사후조치에 나서는 것이 당연지사인데도 말이다. 

인천의 도시계획과 운영, 시민의 생활환경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시 역시 기업들의 윤리적·사회적 책임을 담보하고 당장 불거진 환경오염에 적극 대처토록 직간접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주도해야 한다. 대규모 도시개발 과정에서 드러난 환경오염은 거기에 멈추지 않는다. 2차, 3차 연쇄 피해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해당 기업이든 인천시든 원활한 도시개발, 지속적 환경개선 차원에서 지역주민, 전문가와 환경단체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공고히 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도시개발에 마주한 인천시를 비롯해 관계당국과 개발주체로서의 기업들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대처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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