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기호일보=디지털뉴스부] 영화 ‘차이나타운’이 주목받고 있다.

영화 ‘차이나타운’은 지독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일영’과 그녀의 뒤를 쫓는 ‘엄마’,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대물림 되는 운명을 살아가는 두 여자의 비정한 이야기를 그렸다. 

‘차이나타운’이 기존의 범죄 드라마와 차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여자가 지배하는 조직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한준희 감독은 여성 캐릭터가 차이나타운의 절대적인 지배자로 군림한 설정에 대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강한 것 같다. 여자들은 결정적인 순간과 중요한 순간에 변명도 하지 않고 더 강력한 결단을 내린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영화 속 ‘엄마’는 결정의 순간에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고, 모두가 존칭을 쓰는 ‘엄마’에게 유일하게 눈에 밟히는 존재가 있다면 ‘일영’이다. 그녀가 자신의 곁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급박한 전개를 이어간다. 

언제나 그랬듯 식구들을 위해 ‘일영’을 벌해야 하는 엄마는 결단의 순간 처음으로 망설임을 느낀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친 조직원들 사이에서 지시를 내리고, ‘일영’의 내면에 작은 균열을 만든 남자 ‘석현’이 돈을 갚지 못하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리해버리는 ‘엄마’도 자신이 품은 아이들 중 ‘일영’만은 쉽게 내치지 못한다. 

‘일영’이 차이나타운이 아닌 새로운 세상에 호기심을 품기 시작한 순간도 단번에 알아채지만 그저 지켜볼 뿐이다. 자신의 위에 존재했던 또 다른 엄마를 극복하고 자리를 차지한 ‘엄마’는 ‘일영’에게서 대물림 된 자기의 모습을 엿본다. 조직을 지키기 위해 가장 아끼던 아이를 버려야만 하는 결단의 기로에서 선 ‘엄마’. 하지만 그녀의 숨은 마음을 알 수 없는 ‘일영’은 식구라 생각했던 ‘엄마’가 자신을 해치려 하자 밀려오는 배신감과 당혹스러움에 ‘엄마’에게 맞서고 영화는 절정을 향해 내달린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