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주민발의 공공병원이 설립된 성남시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들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민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부를 제출하는 등 시민들의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성남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운동본부는 18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조례 발의를 위한 시민 1만1천298명의 청구인 서명부를 성남시에 제출했다.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소아 환자의 51.5%가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에 거주하는데 정부의 수도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은 제외돼 시민의 힘으로 건립을 추진한다는 게 운동본부의 설명이다.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에 이 같은 시설이 없어 장애어린이들은 병원을 전전하고 있고, 아이들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6개월에서 2년 동안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또 병원에서는 수익성이 없다고 쫓겨나고, 치료효과 없다며 받아주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어린이 환자들은 대기자 신세를 벗어날 수 없고, 이들 학부모들은 재활 난민으로 더 이상 살아갈 수는 없다며 주민조례 제정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의료 공공성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은 성남에서부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주민의 힘으로 만들어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조례 운동은 주민이 직접 참여한 공공의료운동의 새로운 전형이고, 장애어린이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주민이 주체로 나선 운동"이라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주민조례안을 다루게 될 시의회가 시민의 편에 설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촉구했다.

김미희 전 국회의원과 10곳의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운동본부는 오는 26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위한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은수미 시장과 박문석 시의장 등 의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지속적인 병원 설립촉구 운동을 펼 계획이다.

한편, 다음달부터 진료에 들어가는 시 의료원도 주민 조례 발의로 설립된 전국 최초의 공공병원이다.

시 의료원은 옛 시청 터 2만4천711㎡에 연면적 8만5천684㎡,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세워졌다.

사업비 1천571억 원이 투입됐으며 12월부터 시범 진료에 들어간 뒤 내년 3월에 정상 개원할 예정이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