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산 정상.
마니산 정상.

인천 강화는 보물 같은 여행지가 가득해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강화에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가을철 숨은 여행지’로 꼽은 조양방직카페·소창박물관, 가을을 맞아 ‘전국 10월 걷기여행길’로 선정된 도보여행길인 강화나들길 등이 있다. 인천시는 ▶뉴트로 여행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강화읍 도보여행 ▶남북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평화관광여행 ▶새롭고 신비한 섬여행 등을 추천했다.

# 강화읍 도보여행, 발걸음마다 새로움이

 뉴트로 여행이 유행하며 강화의 조양방직, 소창체험관 등이 SNS 인증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향수와 함께 특별한 새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아버지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의 발길이 이어진다. 강화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고려궁지를 중심으로 용흥궁,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등 살아있는 역사 현장도 도보로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조양방직’을 그대로 살려 2018년 7월 문을 연 조양방직 카페는 하루에 수천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조양방직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의 방직회사로, 국내 섬유산업을 주도하며 최고 품질의 인조직물을 생산하다 1958년 폐업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방치됐던 폐건물을 건물 골조를 그대로 살려 옛 느낌이 살아있는 미술관 카페로 되살려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조양방직 카페 내부.
조양방직 카페 내부.

 이곳은 완전히 허물어 버리고 새 건물을 지은 게 아니라 옛 건물을 고스란히 품고 국내 최초 방직회사라는 스토리를 살렸다. 오래된 창고의 벽 모습을 그대로 두고 대형 영사기로 벽에 흑백영화를 상영해 벽 자체가 미술품이다. 카페 안쪽에는 빈티지한 소품, 가구들이 놓인 상신상회 코너도 꾸며져 있다. 

 조양방직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소창체험관’은 강화 직물산업 전성기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1938년 건축된 한옥과 1956년부터 운영된 염색공장이 있던 옛 평화직물을 소창체험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소창은 행주, 이불, 기저귓감으로 썼던 천연직물로, 강화는 직물산업으로 1960~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었다. 1933년 조양방직이 문을 연 이래 평화직물과 심도직물, 이화직물 등 직물 공장이 들어서 크고 작은 직물 공장이 60여 곳이고, 강화읍에만 직물 공장 직원이 4천 명이 넘었다. 하지만 1970년 중·후반부터 합성섬유를 생산하는 대구로 중심이 옮겨 가면서 강화의 직물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 지금은 소규모 소창 공장 10여 곳이 명맥을 잇고 있다.

 ‘1938한옥’으로 명명된 한옥은 한옥과 일식 목조건물로 구성된 근대기 한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이곳에서는 차 체험을 진행한다. 강화 특산물인 순무를 덖어 만든 순무차를 주로 낸다. 정갈한 방에 앉아 구수하고 깔끔한 순무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난해 강화씨사이드리조트에 개장한 강화루지는 트랙 길이가 1.8㎞로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길상산 정상에서부터 썰매(루지)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는 코스다. 정상까지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단풍에 물든 강화의 모습과 서해 낙조, 야경 등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한국 사찰 중 가장 오래된 전등사가 위치해 이곳에서 단풍을 만끽해도 좋다.

 

석모도 미네랄 온천.
석모도 미네랄 온천.

# 북녘 땅이 지척에…강화평화관광

 강화평화전망대와 연미정을 잇는 강화 북쪽 지역은 바다 건너편에 있는 북한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평화관광지로 최근 많은 여행자와 외국인이 찾고 있다. 

 강화군은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다양한 평화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 강화대교에서 평화전망대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2공구가 개통되면서 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다졌으며, 이곳에 민통선 안보관광 코스도 개발 중이다. 연미정 공원과 6·25참전유공자 공원에 이어 최근 고려천도공원이 완공됐으며, 산이포민속마을도 2022년 완공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황해도와의 거리가 불과 2.6㎞인 평화의 섬 교동도에는 화개산 내 15만㎡ 부지에 ‘화개정원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1단계로 체험시설을 비롯해 분재·전통·문화 등을 주제로 한 테마정원 조성, 2단계로 산책로, 전망대 등 기반시설 구축, 3단계로 민간투자를 통한 모노레일 설치 계획을 담고 있다.

고인돌 야간 전경.
고인돌 야간 전경.

 강화 북단에 위치한 평화전망대는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민통선 지역에 2008년 개관했다. 2층에는 강화의 전쟁사와 북한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고, 3층에는 실내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북쪽 땅까지는 불과 2.3㎞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한의 해변가 마을과 송악산이 지척이다. 야외에는 이산가족들이 고향을 바라보며 제를 올릴 수 있는 망배단과 금강산 노래가 나오는 노래비가 설치돼 있다.

 북한과 맞닿아 있는 강화군 교동면에는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대룡시장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넘어왔던 피란민들이 휴전되는 바람에 귀향하지 못하고 머무르다 만든 시장이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시장에는 골목마다 다방, 약방, 기름 짜는 집, 이발관 등이 있어 1970년대 영화세트장 같은 느낌을 준다.

 교동도는 민통선 내에 위치해 있어 섬에 들어갈 때 임시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주말이면 사람으로 북적인다.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로는 자동차로 편하게 다닐 수 있다. 

 교동도 북쪽의 밤머리산에 위치한 망향대는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란 온 주민들이 세운 전망대다. 이곳에 오르면 망향대 너머로 북한 황해도 연안군(옛 연백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 비석과 망원경이 전부지만 실향민들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섬 속의 섬, 보물 같은 신비의 섬

 강화에는 교동도와 석모도, 서쪽에 위치한 서도면(볼음도·아차도·주문도) 등 독특한 관광 포인트를 가진 섬이 많다. 1970~1980년대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교동도 대룡시장, 웰니스 관광지로 손꼽히는 석모도, 볼음도와 주문도는 아름다운 경관과 갯벌 체험으로 사랑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볼음도는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신비의 섬이다. 볼음도 선착장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왼쪽 길로 들어서면 조개골해변이다. 볼음도의 백미로 꼽히는 이곳은 물 빠진 개펄을 걷노라면 어른 주먹만한 상합과 바지락, 딱지조개와 구슬골뱅이 등이 발끝에 차일 정도다.

 저어새의 번식지이기도 한 이곳은 밀물 때도 수심이 깊지 않아 안전하고, 1.5㎞에 이르는 모래사장과 해송숲이 운치를 더해 준다. 섬 북쪽 끝에는 8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있고, 인근 볼음저수지는 가물치·붕어 등 토종 민물고기가 서식해 민물낚시터로 인기다.

 주문도의 명물 서도중앙교회는 한옥으로 서양교회를 지은 것이 이채롭다. 또 주문도 대빈창해수욕장은 솔밭과 잔디밭 등을 갖춰 야영지로 제격이고, 데이트하기에 좋은 뒷장술해변은 빨간 해당화를 벗삼아 걷기 좋다.

씨사이드리조트 방문객들이 루지를 즐기고 있다.
씨사이드리조트 방문객들이 루지를 즐기고 있다.

 2017년 석모대교 개통 후 관광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석모도는 수도권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행정구역상 삼산면이라는 명칭처럼 섬을 대표하는 해명산·상봉산·상주산이 자리잡고 있고, 천혜의 자연경관은 물론 미네랄 온천, 보문사, 민머루해변, 나들길 등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석모도 미네랄 온천에서는 쌀쌀한 가을 날씨에 석양을 바라보며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저녁에는 야간 경관과 하늘의 별을 보며 천연 해수욕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시원한 바다 풍경과 아름다운 석양이 어우러진 ‘석모도 바람길’은 트레킹에 최적화된 대표적인 강화나들길이다. 나룻부리항에서 보문사 주차장까지 바다를 곁에 두고 약 16㎞의 뚝방길을 따라 걷는 청정 해안산책로가 있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강화갯벌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 중 하나로  많은 신도들이 찾는 고찰이다. 문화재적인 가치는 물론이고 불교의 성지로 더욱 유명한 곳으로, 눈썹바위로 불리는 높이 9.2m의 마애석불좌상과 천연동굴로 이뤄진 석실이 유명하다. 특히 금강산 표훈사 주지와 보문사 주지가 함께 조각한 것으로 전해지는 마애석불좌상은 남·서해안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서해안의 낙조 관망지로도 유명하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사진= <인천시·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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