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자리잡은 청목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학생자율동아리 ‘CMBC 방송부’가 매스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예비 방송인으로서의 교육 및 체험 기회를 제공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동아리 학생들은 또래 친구나 선후배에게 다양한 학교 소식을 전하며 자신의 방송 자질과 능력을 높여 가고, 동시에 애교심도 키우고 있다.

서울 상암동 방송국을 찾아 견학하는 모습.
서울 상암동 방송국을 찾아 견학하는 모습.

# 미래의 방송인 꿈 키워

화성시 동탄순환대로 21길 10(청계동 539번지)에 위치한 청목초는 2015년 6월 ‘목리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총 6개 학급 규모로 개교했다. 이듬해 3월 지금의 교명인 ‘청목초등학교’로 변경한 후 동탄2신도시에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면서 학급 수도 크게 증가했다.

현재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47개 반에 1천394명의 학생이 다니는 명실상부 동탄2신도시를 대표하는 초등학교로 꼽히고 있다. 그 사이 누적 졸업생도 늘어나 올해 180명 등 4년간 611명에 달한다.

학생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1회씩 열리는 테마조회 영상을 찍고 있다.
학생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1회씩 열리는 테마조회 영상을 찍고 있다.

신설 학교인 만큼 선도적으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미래지향적 교육을 선보이는 데 적극적이다. 2017년 창의지성 교육과정 운영학교·혁신공감학교로 선정되고 2018년 SW선도학교·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직업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무엇을 선택할지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청목초는 다양한 진로 정보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아이들의 진로교육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CMBC 방송부는 청목초의 교육가치를 잘 구현해 내고 있는 학생동아리다. 2015년 동아리가 구성되고 햇수로 4년째 활동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학교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온 셈이다.

현재 동아리 구성원은 총 9명으로 5∼6학년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를 대표하는 간판 동아리인 만큼 동아리 부원을 뽑을 때도 경쟁률이 치열하다. 매년 11월이면 반별로 담임교사들이 이듬해 3월 신학기에 참여할 동아리 부원을 미리 모집한다. 반별로 신청자를 받으면 방송부 담당교사의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이 동아리는 수동적으로 학교 행사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능동적으로 뉴스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가지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데 운영 목표를 두고 있다. 주요 임무는 아나운서와 카메라, 엔지니어, 작가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총괄적으로 방송을 책임지는 피디는 매달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방송 준비·촬영 중인 동아리 학생들.
방송 준비·촬영 중인 동아리 학생들.

아이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1회씩 열리는 테마조회 때 각 반으로 송출하기 위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다. 특히 테마조회 시간에 다루는 주제에 맞춰 학생들에게 보여 줄 영상물을 만드는 일은 방송부 학생들이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임하는 작업이다. 그동안 핼러윈과 여름방학에 하고 싶은 일, 스승의날 등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통해 만든 영상물은 동아리 학생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다.

영상물을 만들 때는 고생하지만 영상물을 시청한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이 좋으면 다시 제작할 열정이 샘솟는다고 동아리 부원들은 말한다.

# 지금도 잊지 못할 테마조회

올해 스승의날에 맞춰 반 학생들이 담임교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찍어서 테마조회 때 상영한 일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작업이다. 반마다 일부 학생에게 인터뷰를 부탁해 이를 수락한 총 70여 명을 촬영한 뒤 한 명당 3∼4초 분량씩 나올 수 있도록 편집해 방송으로 내보냈다. 이를 본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울 상암동 방송국을 찾아 견학하는 모습.
서울 상암동 방송국을 찾아 견학하는 모습.

김영란법 시행으로 값싼 선물도 함부로 주고받을 수 없도록 차단되면서 교사와 제자 간 마음을 표현하기 조심스러워졌다. 방송부는 이러한 학교 분위기에 착안해 매일 보는 친숙한 반 학생들을 직접 인터뷰해 스승의날을 되새기는 취지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영상물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수줍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물은 점점 교단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교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됐다.

이 외에도 동아리 학생들의 활약은 다양하다. 청목초는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학예회와 비슷한 성격인 꿈끼자랑을 한 학기에 2번씩 1년에 총 4차례 개최한다. 이때 방송부는 조명·음향·컴퓨터·티켓팅 등 업무를 지원한다.

학부모를 초청해 진행하는 ‘느티나무예술제’는 물론 졸업식이 열릴 때도 아나운서 활동을 하며, EBS에서 방송한 7∼8분 분량의 영어방송을 각 학년에 송출하는 작업도 방송부가 맡은 임무다.

청목초는 동아리 학생들이 교내에서 이뤄지는 방송 제작에 도움이 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지난 7월 26일에는 우리나라 방송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상암동에 견학을 가서 공중파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을 공부하고, 기상캐스터와 기자 등 직업을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 준비·촬영 중인 동아리 학생들.
방송 준비·촬영 중인 동아리 학생들.

동아리에서 방송부장을 맡고 있는 6학년 홍수빈(13)양은 "학교 친구들과 방송부 동아리실에서 직접 방송에 필요한 장비를 다뤄 보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게 무척 즐겁다"며 "앞으로 진로를 결정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청목초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들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교내에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방송부를 결성하고 학교방송을 만듦으로써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나운서와 카메라 감독, 엔지니어 등 방송 관련 꿈을 가진 학생들이 실력을 키우는 장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사진=<청목초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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