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만든 인형 움직이며 가슴속에 담아뒀던 마음 표현
상태바
손수 만든 인형 움직이며 가슴속에 담아뒀던 마음 표현
인형극단 부천 ‘달달한 꿈의학교’
  • 박종현 기자
  • 승인 2019.11.25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이 정서적 성장을 이루길 바랍니다."

최근 부천지역에서 인형극 공연을 이어나가며 아이들에게는 창작의 기쁨을, 어른들에게는 정서적 유대감을 심어 주는 계기를 제공하는 ‘달달한 꿈의학교’가 주목받고 있다.

인형극 공연을 위해 모인 초등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배역의 인형이나 앞으로 공연하게 될 무대를 스스로 만든다. 이어 본인들의 자연스러운 말투에 맞춰 대본을 편집하고 발성 연습 및 연극 용어를 배우는 과정도 거치게 된다.

수십 명의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 하나의 인형극을 준비하며 단합력을 키우고,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인형극을 보는 어른들과의 세대 격차를 메우고 있다.

‘부기와 토리’ 공연에 참여한 부천 달달한 꿈의학교 학생들.
‘부기와 토리’ 공연에 참여한 부천 달달한 꿈의학교 학생들.

# 정서적 성장을 위한 교육연극

달달한 꿈의학교는 2017년 4월 15일 개교했을 때부터 매년 20명의 초등학생들을 선착순 모집해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마다 운영계획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천시로부터 2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학생들을 모집한 달달한 꿈의학교는 아이들의 나이 격차를 감안해 초등학생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저학년반과 4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고학년반으로 나눠 각자 인형극을 준비한다.

수업은 부천시 소사로에 위치한 ‘달꿈동네극장’에서 진행되며,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눠 토요일 오전과 오후 각각 4시간씩 가르치고 있다.

부천 소사초등학교나 고리울초등학교에서 인형극 방과 후 수업을 담당했던 경력이 있는 교사들을 모집, 수업을 진행하며 마을 토박이 어른이나 마을 역사 강사, 양말 인형 강사 등 교육 프로그램에 맞는 교사들과 함께 하는 수업을 병행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인형 제작에 앞서 다양한 ‘교육연극’을 체험하게 된다. 교육연극의 종류에는 ▶핫시팅(이야기 속 인물 또는 배우를 의자에 앉혀 놓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연극 기법) ▶타블로(정지동작, 스틸이미지 등을 표현하는 연극 기법) ▶오브제(일상적인 생활용품을 본래 용도와 분리해 작품에 사용하는 것) ▶워킹 앤 프리즈(제한된 공간에서 서로 부딪히지 않고 움직이는 것) 등이 있다.

학생들은 교사들에 의해 인형극의 대본 초안이 준비되는 6월까지 이러한 활동을 진행한다.

인형극 대본은 주로 전래동화인 ‘장승벌 타령’이나 ‘여우누이’, ‘토끼와 거북이’ 등을 참고해 만들어진다. 대본이 완성돼 배역이 정해지면 학생들은 스스로 혹은 교사들이나 부모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형을 만들게 된다.

특히 아직 인형을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을 배려해 직접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 인형을 움직이며 연극하는 ‘분라쿠’ 방식을 적용하면서 막대로 움직이는 봉제인형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꿈의학교 이동언(47)교장은 학생들이 인형을 통해 정서적 성장을 이루길 바라는 의미에서 ‘달달한(DOLL+達)’이라는 학교 이름을 지었다. 때문에 학생들은 교육연극 진행 도중 이 교장의 지도 아래 인형을 앞세워 평소 자신들의 속마음을 표출하거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시간을 매 시간 갖는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꿈의학교 교육을 통해 인형극은 물론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혹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깨닫길 바란다"며 "인형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을 외부에 표출하면서 정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기와 토리’  공연에 참여한 부천 달달한 꿈의학교 학생들.
‘부기와 토리’ 공연에 참여한 부천 달달한 꿈의학교 학생들.

# 인형극 통해 지역에 녹아드는 학생들

달달한 꿈의학교는 학생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인형극을 체험하는 경험을 심어 주기 위해 현장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2017년에는 가평에 조성된 프랑스 문화마을인 ‘쁘띠프랑스’를 방문해 눈앞에서 줄인형이나 손가락인형극을 관람하고 전문 인형극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감상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서울 혜화동의 낙산공원을 찾아가 길거리 공연가들의 1인 테이블 공연극을 체험했다. 올해도 파주 출판단지를 찾아 인형극의 스틸샷을 모아 동화책으로 만드는 방법을 배웠으며, 마침 출판단지 주변에 있는 세계인형박물관을 찾아 줄인형을 직접 만드는 체험도 진행했다.

내년부터는 학생들이 직접 가사를 만들고 이를 노래하면서 인형을 움직이는 합창 인형극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입모양을 좀 더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손인형(인형을 손과 손가락에 끼워서 조종하는 인형)을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 처음 달달한 꿈의학교를 체험한 이유영(12)양은 "평소 인형 제작에 관심이 있어 꿈의학교에 입학했다. 매주 수업이 진행되는 주말이 기다려진다"며 "인형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굉장히 설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달달한 꿈의학교는 주로 지역 축제나 주민센터 또는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등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을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천시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해 한신시장에서 열린 지역 축제 ‘소사이락’에 참여해 공연을 했고, 지난 9월에도 소사본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눈덩이축제’에서 공연을 선보여 학부모들과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세계인형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인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인형박물관을 찾은 학생들이 인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통의 인형극은 40분가량 진행된다. 그러나 체력이 약한 학생들의 인형곡 공연은 보통 20분 정도로 축소돼 진행되면서 적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을 통해 인형극에 대한 관심이 깊어진 아이들은 중학생이 돼서도 활동을 이어나간다. 꿈의학교를 졸업한 중학생들로 이뤄진 ‘골목대장 인형극단’은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올해부터 지역 주민센터 앞에서 무대를 갖거나 지역 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이 교장은 "지금 수업이 이뤄지는 달꿈동네극장에 아이들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지역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주고 있다"며 "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좀 더 많은 주민들이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시대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사진=<부천 달달한 꿈의학교 제공>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