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석 영종하늘도서관 관장
김선석 영종하늘도서관 관장

인류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보와 지식을 빠르게 학습하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보와 지식 습득은 인간에게 경쟁력을 갖게 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학습에는 책의 역할이 컸습니다. 지식인들은 종종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요즘 성인이나 학생, 가정에서나 학교, 하물며 일하는 직장에서도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독서는 읽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자유론」을 쓴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할 때는 늘 메모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눴고요. 이런 방법으로 수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또 미국의 16대 대통령, 독서광 링컨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 라는 게티즈버그 연설도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을 메모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메모를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망각으로부터 자유로움을 가지려 노력했던 위인은 많습니다. 메모는 머릿속에서 달아나는 기억을 붙잡는 매우 유용한 수단입니다. 메모 독서는 정보 흡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평생 학습해야 하는 현대 시대의 우리에게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수요소가 됐습니다. 메모는 사소한 습관이지만 꾸준히 몸에 익힐수록 그 가치를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다양한 미디어의 매력이 워낙 크다 보니 삶의 질을 높이는 독서 시간이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머릿속에 잘 기억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몸에 익힐 필요가 있는데, 그것이 메모 독서법입니다. 

그렇다면 메모 독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그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1단계는 ‘베껴 쓰며 읽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이나 인상 깊은 문장, 그리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그대로 베껴 쓰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베껴 쓰기 메모법은 책의 내용을 그대로 곱씹어 볼 수 있어 기억이 오래남고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읽으며 요약하기’입니다. 독서를 하면서 틈틈이 또는 다 읽은 후 자신의 글로 일목요연하게 요약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요약하기를 계속하다 보면 글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전체 내용을 축약하는 훈련이 돼 독서에 자신감까지 심어줍니다. 

3단계는 ‘질문하며 의견쓰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내용이 나오면 ‘왜?’ 라고 질문해 답을 찾아보고 자신의 아이디어나 의견까지 쓰는 것입니다. 이 습관은 스스로 독서를 깊이 읽게 만들어 사고력을 키우는데 밑거름이 됩니다. 

위와 같은 유익한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마음에 드는 휴대용 노트를 준비합니다. 그런 다음 독서를 하다가, 신문을 읽다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보다가, 필요한 유익한 정보가 눈에 띄면 바로 메모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독서학자 모티머 J. 애들러는 "독서는 사고력을 키우며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책으로부터 들어온 정보는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효용성이 달라집니다. 서로 융합해 원하는 지식으로 연결되면 아이디어나 창의성을 발휘해 최고의 가치를 지니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에 잠시 머물다가 무의미한 존재가 돼 사라질 것입니다. 

책을 읽었다. 그런데 무엇을 읽었는지, 무엇을 읽지 못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면, 머릿속에 남는 메모 독서법으로 더 나은 생각, 더 나은 행동, 더 나은 습관을 만들어 더 나은 경쟁력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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