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인천송도소방서장
김성기 인천송도소방서장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부쩍 쌀쌀해지고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전열기구 사용이 급증하게 된다. 전기장판, 전기난로, 온풍기, 전기방석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며, 이로 인한 화재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에 따라 소방서에서는 각종 홍보를 통해 전열기구로 인한 화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소방서에서 전열기구 화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난방용도로 사용되는 전열기구가 사용자가 잠든 심야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고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2017~2018)간 난방기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1천684건이다. 

이 중 지난해 11월 발생한 국일고시원 화재의 경우, 전기난로에서 화재가 시작돼 사망 7명, 부상 11명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바 있으며, 전열기구로 인한 화재는 다수의 화상과 인명 및 재산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각 가정이나 사업장에서는 전열기구 사용에 있어 아래와 같은 사항을 중심으로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꼼꼼하게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사용해야 한다.

첫째, 장기간 보관했던 전열기구는 반드시 안전 상태를 확인한 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전기장판과 전기방석의 경우, 보관할 때 열선 부분이 접혀져 있거나 반복해서 접었다가 펴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 피복이 손상돼 합선의 위험이 높아지며 물을 엎지르거나 수분이 존재하면 감전의 위험까지 있다. 그러므로 전기장판이나 전기방석을 보관할 때는 열선부분이 접히지 않도록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하며, 안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 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전기난로의 경우, 소비전력이 높아서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소형의 경우에도 200㎾, 보통 1천㎾, 대형의 경우 2천㎾까지 전력을 소비하기도 한다. 

이처럼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전기용품을 문어발 식으로 사용하게 되면 과부하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높아지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전기난로를 이용해 옷감을 말리는 경우도 있고 이불처럼 가연성이 높은 물품을 가까이 두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섬유소재 물품은 가연성이 높고 열을 축적하는 성질이 있어서 불이 붙으면 급격히 연소해 많은 피해를 유발하므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사용해야 한다. 

셋째, 전기난로, 온풍기 등 고온의 열선을 사용하는 전열기구를  장기 보관하다가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내부 먼지에서 불꽃이 발생해 화재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먼지를 제거한 후 사용해야 한다. 

고압공기 등을 활용해 내부 먼지를 불어내거나 분해해 깨끗하게 먼지를 제거한 후 사용해야 하며, 보관할 때는 비닐 등 봉투에 넣어서 내부에 먼지가 축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화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가피하게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무리하게 화재를 진압하려고 하지 말고 가족과 인근 주민을 대피시키고 소방서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재산 피해는 회복이 가능하고 보험 등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에게 발생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이 있고, 다치거나 화상을 입으면 회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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