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수원에서 번화가로 꼽혔던 영화동에는 그때의 정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이학보(58)영화동장은 지난 30여 년간의 공직생활 노하우로 ‘소통’을 꼽는다.

그의 고향은 수원과 한참 떨어져 있는 양평이다. 때문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수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이 동장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며 깊은 관계를 쌓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그는 장안구청 개청일이었던 1988년 7월 1일, 장안구 지적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0년간 장안구에서 근무한 뒤 시와 팔달구를 오가며 사회복지와 건축, 행정지원, 대중교통, 세무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했다. 이 중 부서장으로 근무한 곳은 청소자원과(자원순환과)와 영화동이다.

이 동장은 지난 7월 수원시 청소자원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영화동을 지역구로 둔 수원시의회 홍종수 부의장과 강영우 의원의 간절한 권유로 인해 영화동장으로 다시 한 번 부임했다. 보통 시 공무원들이 시청에서 공직생활을 마치고 사회적응기간인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데 비하면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다.

그가 청소자원과장 재임 당시 부서원의 제안에 귀 기울여 시작한 ‘아이스팩 재활용 나눔사업’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아이스팩을 수거해 이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 줌으로써 환경오염과 주민 편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됐다.

또 청소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범업체 2곳을 선정해 기존 오전 3시∼오후 3시였던 쓰레기 수거 시간을 오전 6시∼오후 3시로 바꾸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쓰레기 배출 방식을 올바르게 개선하기 위해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2013년 5월부터 6월까지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내놓는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쓰레기 전쟁’을 벌이면서 수많은 민원에 시달렸지만, 이후 종량제봉투 매출을 크게 늘리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동장 역시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영화동장직을 역임하며 내년 말 공로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고된 업무를 맡은 후배 공무원들이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업무를 추진하길 바란다"며 "그냥 ‘이학보’가 아닌 ‘영화동장 이학보’로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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