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상승 전환했다.

 이는 그동안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크게 작용했던 농산물·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둔화한 데 따른 것으로, 정부는 연말 물가 상승률이 0% 중반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공식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8월(0.0%) 보합에 이어 9월(-0.4%)에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10월(0.0%)에 다시 보합을 보였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0.8%) 이후 11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이는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년 만에 최저인 지난 9월(0.6%)과 같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시 9월과 같은 수준으로, 이전 최저 기록은 1999년 12월 0.1%였다.

 통계청은 근원물가가 낮은 추세를 보이는 데 대해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등 교육·보건 부문 정부 정책과 집세 및 가전제품 등 내구재 가격의 상승률 둔화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5.3%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년 전보다 0.1%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작년 동월보다 2.7%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렸다.

 이중 농산물 가격은 5.8%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끌어내렸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 11월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14.8% 급등했지만 올해 11월에는 5.8% 하락했다"며 "가을 태풍으로 채소류 가격이 상승해 전체 농산물 하락폭이 (작년보다) 작아지면서 농산물이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효과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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