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백령도 선착장을 막아선 대형 크레인 선박이 이동 요청을 무시하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독자 제공>
3일 백령도 선착장을 막아선 대형 크레인 선박이 이동 요청을 무시하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독자 제공>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해 백령도로 향하던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가 항구를 가로막은 대형 선박으로 인해 2시간여 동안 바다 위에 고립돼 승객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3일 오전 7시 50분께 500여 명을 태운 하모니 여객선이 인천항 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소·대청도를 지나 이날 낮 12시 20분께 백령도 선착장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백령도에 내려야 할 주민 등은 300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선착장이 있는 백령항에서는 대형 바지선이 점령해 하모니플라워호에 타고 있던 주민들은 3시간가량 항구에 접안하지 못한 채 바다 한가운데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대기해야 했다. 이날 백령도 해상은 기상악화에 따른 높은 파도로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이날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백령면과 여객선 관계자들의 민원을 접수한 후 직원을 파견해 이동을 권고했으나 해당 선박은 이를 무시하고 2시간가량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접안 예정시각 3시간이나 지난 오후 3시20분께 백령항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주민 A(60)씨는 "기상악화로 백령도 일대에 파도가 높은 상황에 3시간 가까이 고립돼 자칫 위험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었다"며 "대형 선박이 여객선의 접안 방해는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고, 관계 기관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수청 관계자도 "민원이 접수되고 작업 선박에 이동할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해당 선박에 대한 행정적 제재와 민·형사상 고발 등도 검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선박은 백령도 내 건설 자재 하역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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