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은 안정돼 세월이 흐르면 혼란이 오기 마련이고, 융성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쇠퇴한다고 보는 관점이 있다. 이렇듯 세상이 일치일란(一治一亂)을 거듭한다는 걸 삼국연의는 첫머리부터 강조하고 있는데 바로 중국인들이 역사를 보는 시각이다. 일종의 역사 순환론이다. 

사실 새로운 왕조가 시작할 때는 덕망과 열정을 가진 창업자가 등장해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왕조의 마지막 군주는 덕망은 물론 다스리는 자의 기본마저 잊고 사치에 빠지거나 무능한 나머지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리거나 포악해 백성의 원성을 사고 끝내는 멸망으로 이어지는 일이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어김없이 반복됐다. 마치 정해진 패턴처럼 때로는 기분 나쁠 정도로 유사했다. 돌고 도는 왕조 교체의 역사 속에서 변화의 필연성과 권력의 행태를 엿볼 수 있다. 

선거에 의해 이뤄지는 민주공화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온갖 현란한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면 집권 초기에 불타는 이상주의나 적폐 청산의 기치를 내걸지만 임기 후반이 되면 거의 대부분 부패·무능이 고개를 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렇다고 이런 현상을 숙명이랄 수 있을까? 결국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깨닫는 훈련된 국민 의식의 수준에서 살펴볼 일일 것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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