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지난 세월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지 30년이 다 돼 간다. 그래도 자동차 분야에서 글로벌 인재양성과 교육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건만 최근과 같이 더욱 고뇌와 회의를 느끼며 마음이 더욱 아픈 것은 그만큼 현재가 심각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필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주변 동료들도 공감할 정도로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다. 그만큼 최근의 교육 실태는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성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 당국은 물론이고 교수들조차 현 실태에 대해서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비평적 의견을 내놓는 것조차 꺼림칙하고 피해의식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누구 하나 나서서 지금의 교육 작태와 심각성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이미 정도를 넘어서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됐기 때문이다.

단순한 문제점이 아니라 향후 개선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성이 높다. 

이번 8월부터 시행된 최악의 강사법으로 강사 수는 반토막이 났고 교수라는 직책으로 갈 수  있는 준비과정이 사라졌다. 강사는 어렵지만 분명히 단계별 중요도를 지니고 있다. 최악의 법이란 것을 알면서도 시행하는 정부 당국과 국회가 심각하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더욱 질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측면에서 피해는 커진다는 것이고 더불어 대학과 강사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대학까지 시행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제도는 획일적이고 형식적이어서 수십조 원이라는 재원을 낭비하면서까지 대학을 망치고 있는 대표적 과정이다.

독일의 100년 역사 이상을 가진 산학연관 프로그램을 흉내 내어 수년 내에 진행하다 보니 형식적이고 쓸데없는 서류만 산더미로 만들면서 가장 필수적인 실시간적인 교육과정 개편도 불가능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첨단의 능동적 교육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경우 급변하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는 물론이고 자율주행차 등 시대를 반영하는 교과과정을 신설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반값 등록금 문제로 연봉은 이미 10년 이상 동결돼 소비자 물가도 반영되지 못한 월급으로 도리어 교원들의 월급은 낮아진 지 오래이다. 울산 현대차 공장 직원의 평균 연봉인 약 9천500만 원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반값 등록금이나 반값 아파트 등 정치적인 구호를 진정 구현되는 듯하게 위장하면서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등록금 동결을 구현했다. 

동시에 교육부에서는 재정지원 사업이라고 하여, 지원을 받으려면 제대로 사업에 응모해 우리를 따르라는 명목을 내세워, 현재 대학 교원은 학생을 가르치기보다는 돈 버는 서류 작업용에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적어질 대로 적어진 대학 신입생은 향후 2~3년 후 최악이 되면서 약 30% 이상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하는 형국이 됐다. 언제는 대학의 문호를 활짝 열어서 우후죽순 격으로 대학을 허용하더니 이제는 조건 없이 없애는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학은 발전을 위한 재원 마련이 안 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교육부 재정 지원사업에 중복 지원해 계속된 서류작업에 소모성 교원을 활용하고 있고, 대학 당국은 비용을 아낀다고 하면서 더욱 적어진 월급을 여러 명목으로 줄이는 작업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교육부와 지자체 교육감은 대학뿐만 아니라 자사고, 외고 폐지 예고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하향 평준화를 자행해 더욱 교육 질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 똑똑한 국제 수학올림피아드 등의 입상자가 수상기록도 적지 못하는 최악의 입시 서류로 하향화를 더욱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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