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주장 김학민이 지난 3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성공시키고 있다. 김학민은 2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2연패 사슬을 끊었다. /연합뉴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이 지난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전(세트 스코어 3-0)에서 시즌 12연패 사슬을 끊었다.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은 레프트 김학민(36)의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올 시즌 KB손보 ‘이적생’인 김학민은 이날 공격 성공률 62.5%를 자랑하며 22득점을 폭발했다. 2006-2007시즌~2018-2019시즌 대한항공에서만 뛰었던 그는 데뷔 첫해 신인상, 2010-2011시즌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스타다. 그러나 지난 시즌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 KB손보로 이적했다.

김학민은 KB손보에서의 첫 시즌부터 주장을 맡아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 내 중심을 잡아야 했다. 권순찬 감독은 김학민이 ‘상위권팀’ 대한항공에만 있어서 연패에 빠져본 적이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학민은 경기 후 "계속 지다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어떻게 하면 팀에 도움 될까 생각했는데 잘 안 돼서 답답했다"며 연패 기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학민은 감독과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팀을 뭉치게 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감독님이 배려해 주시니 잘해보자. 언젠가는 반전할 기회가 올 거다’라고 독려했다"고 돌아봤다. 권 감독은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사퇴’를 결심하기도 했다. 김학민은 "저희가 못해서 감독님이 비난을 받으셨다. 열심히 준비하셨는데 결과만 보고 평가받으시니 힘드셨을 것"이라고 권 감독의 마음을 헤아렸다.

KB손보는 외국인 선수 브람 반 덴 드라이스가 복근 부상으로 이탈해 있어 국내 선수들로만 험난한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그는 "세터 황택의에게 어려운 공이 있으면 다 해결해줄 테니 올려달라고 했다. 힘내면 할 수 있다고 했다. 어려운 공을 처리해줘야 팀 분위기가 올라온다. 선수들도 좋아해서 기분 좋다"며 웃었다.

‘할 수 있다’는 팬들의 응원도 김학민에게 용기를 줬다. KB손보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 선수를 소개할 때 ‘할 수 있다 KB’ 구호와 함께 선수 이름을 불렀고, 팬들도 ‘할 수 있다 KB’를 따라 외쳤다. 지난달 30일 삼성화재전에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졌을 때 팬들이 응원 편지를 보내주기도 했다.

김학민은 "성적이 안 좋은데 팬들이 찾아와서 영상 메시지와 좋은 글을 보내줘 힘이 났다. 감독님도 ‘힘들어도 팬 서비스 잘하라’고 하시더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데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꼈다"고 고마워했다.

KB손보는 7일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를 갖는다. 기나긴 연패 끝에 2승을 거둔 KB손해보험이 시즌 첫 연승을 거둘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