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심사 과정에서 비판이 쏟아졌던 시교육감 공약사업을 예산안에 그대로 반영해 논란이다.

사업에 대한 각종 우려와 문제점을 쏟아놓고 실질적으로 바뀌는 것 없어 말뿐인 예산심사라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가 지난 3일 수정가결한 ‘2020년도 인천시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에 따르면 동아시아미래인재교육사업 예산은 4천만 원 감액한 9억2천890만 원이다.

이날 예결위에서는 동아시아미래인재교육 일부 사업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북한 남포시 인근 양묘장에 나무를 심는 ‘남북교류활성화사업’은 사전심사에 이어 예결위에서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아시아미래인재양성이라는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아 예산삭감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교육위원회에서 감액한 평화의소녀상 설치비 4천만 원을 빼면 예결위에서 조정한 관련 예산은 ‘0’이다.

남북교류활성화사업은 시교육청에 편성한 1억5천500만 원 전액이 수정안에 반영됐다. 방만하게 예산을 짰다고 지적된 한글날문화축제위탁운영(1회) 2천200만 원, 어린이백범학교위탁운영 650만 원 등도 변동이 없었다. 사전심사 때 일부만을 위한 사업으로 지적됐던 청소년동아시아역사기행(2억3천만 원), 동아시아청소년평화캠프(1억7천만 원) 등 역시 상임위에 이어 예결위 문턱을 쉽게 넘었다.

또 다른 공약사업인 ‘책날개 입학식’ 역시 선심성 예산이라는 문제제기에도 사업비 6억4천800만 원에 변동이 없었다. 일부 의원들이 초등학교 입학식에 책 2권씩을 선물하는 이 사업의 효과에 의문을 표했고, 학교도서관 등 공공인프라와 연계하는 방안까지 제시됐지만 예산은 끄떡없이 유지됐다.

인천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시교육청에서 예산을 방만하게 짰다거나 예산 대비 사업효과성이 떨어진다는 등은 둘째 치더라도 사업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면서 "특히 동아시아미래인재교육사업은 학교현장과 같이 가야 하는 사업인데도 학교현장의 준비 여부를 파악하지 않고 덜렁 예산만 크게 증액하는 것은 혈세낭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창규 예결위원장은 "교육감 공약사업이라고 봐주거나 한게 아니라 제동을 걸만 한 뚜렷한 요소가 없었다"며 "예산을 감액하지 않더라도 의원들이 사업의 타당성을 묻는 과정에서 경각심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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