假留(가유)/假 거짓 가/儒 선비 유

봉황새의 생일 잔치에 온갖 새들이 와서 축하를 하는데 박쥐만이 오지 않았다. 봉황은 박쥐를 힐책해 "네놈이 내 아래에 있으면서 어찌 이리 오만할 수가 있느냐?"

 "나는 발이 있어 짐승과에 속하는데 무엇 때문에 당신에게 하례를 드려야 한단 말이오?"

 그 후 어느 날, 기린의 생일 잔치가 있었는데 역시 박쥐는 오지 않았다. 기린이 또 힐책하자 박쥐는 대꾸했다.

 "나는 날개를 달고 있어 날짐승에 속하는데 무엇 때문에 당신에게 하례를 드린단 말이오?"

 기린과 봉황이 만나 우연히 박쥐 이야기가 나오자 둘은 개탄하며 말했다.

 "세상이 참 각박해졌어요. 새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것들이 온통 판을 치니 말이오!" 

 참선비 진유(眞儒)에 반대되는 말로 거짓 선비를 말한다. 「광소부(廣笑府)」에 나오는 우화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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