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아 미안하다…"

 6일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원 5명을 기리는 합동 분향이 닷새간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배혁 구조대원의 외삼촌이 분향실에서 조카에게 이처럼 말을 건넸다.

 그는 최근 수색 당국의 설명회에서 "배 구급대원에게 외삼촌인 내가 소방관이 될 것을 권했다"며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합동분향소(대구=연합뉴스) = 6일 오전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장례식장 백합원 1호실에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항공대원들을 기리기 위한 합동분향실이 차려졌다. 분향은 오는 10일까지로 일반에게도 공개된다.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합동분향소(대구=연합뉴스) = 6일 오전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장례식장 백합원 1호실에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항공대원들을 기리기 위한 합동분향실이 차려졌다. 분향은 오는 10일까지로 일반에게도 공개된다.

 오전 7시께 백합원 1호실에 합동분향실이 차려지고 순직한 대원들의 영정 사진이 차례로 오르자 동료 대원들은 묵념했다.

 다섯 명의 사진이 일렬로 정렬되자 중앙119구조본부 동료들은 순직한 동료들을 기억하기 위해 휴대전화에 헌화대와 그들의 사진을 담았다. 

 1시간여 뒤 개별 빈소 5곳에는 유가족 등이 슬픔을 가득 안고 들어섰다. 

 비교적 차분하게 장례식장에 온 가족들은 개별 빈소에 안치된 남편, 아들, 딸의 영정사진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실종된 김종필(46) 기장의 부인은 10여분 넘도록 울음을 그치지 못해 주위 안타까움을 샀다. 

 김 기장 가족은 40여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진정돼 예복실로 향했다.

 실종된 배혁(31) 구조대원 가족은 그의 영정 사진을 마주하자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합동분향실에서는 헌화 도중 배 구조대원 모친이 흐느끼다가 끝내 실신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헌화 내내 눈물을 꾹 참아온 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연신 "어머니, 어머니"하며 함께 울었다.  

 배 대원 모친은 최근 수색 현장에서 배 대원의 바지가 발견됐을 때 취재진에게 "이제 됐습니다"라고 말하며 애써 의연함을 보이기도 했다.

 상복으로 갈아입은 박단비(29) 구급대원의 부모는 오전 9시 30분께 합동분향실에서 헌화하며 "단비야 사랑해. 우리 딸 사랑해"라고 말해 주변을 다시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박 구급대원 모친 이진숙(51)씨는 합동분향실에 있는 다른 대원들의 영정에도 차례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오전 내내 가족들은 일관되게 입을 굳게 다문 채 소방 가족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진심 어린 묵례를 건넸다.

 소방청 합동 분향은 오전 10시께 시작됐다. 조문객들도 조문록에 이름을 남기고 헌화를 이어갔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유족들에게 "대원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위로 인사를 건넸고, 유가족들은 "애쓰셨습니다"라고 답했다.

 합동 장례를 치르는 소방항공대원 5명은 김종필(46) 기장, 이종후(39) 부기장, 서정용(45) 항공장비검사관, 배혁(31) 구조대원, 박단비(29) 구급대원이다.

 발인일인 10일에는 계명대 체육관에서 합동 영결식이 엄수된다. 장지는 국립대전 현충원이다.

 장례 첫날인 6일 오후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빈소를 방문 예정이다. 7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문한다. 

 지난 10월 31일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인근 바다로 추락했다.

 수색 당국은 지금까지 4명 시신을 수습했으나 김종필 기장, 배혁 구조대원, 선원 B(46)씨 3명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당국은 유가족 등과 협의해 사고 발생 39일째인 오는 8일 수색 활동을 종료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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