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택상 더불어민주당 중동강화옹진 지역위원장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중동강화옹진 지역위원장

우리나라에 철도를 처음 놓은 건 1899년 노량진과 인천 사이 33.8㎞다. 인천항에 맞닿은 인천역과 인천의 중심이었던 동인천역은 그때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00년 동안 인천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관문이었다.

지금은 인천시 인구가 300만 명이 넘는 대도시가 됐다. 1970년 즈음만 해도 인천은 인구 70만 명을 넘지 않던 도시였다.

그때 동구와 중구는 인천의 중심이었다. 2010년까지만 해도 8만 명에 달했던 동구의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줄어 현재 인구수 6만5천 명의 인천에서 두 번째로 작은 자치단체가 됐다. 중구는 영종도와 인천공항이 생기면서 전체 모습은 달라졌지만 인천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으로 동구와 마찬가지로 쇠락하고 있다.

현대제철을 다니던 젊은 시절부터 동구청장 재임 시절까지 생활하던 동구와 중구가 죽어가는 도시가 돼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동구청장 시절 청장실에 혼자 있는 시간에는 늘 철도가 지나가는 노선을 유심히 바라보며 생각한 것이 있다. 지도에서 도원역과 제물포역 그리고 도화역을 거쳐 주안역 사이가 유난히 가까워 평균 1㎞ 정도밖에 안 됐다. 그에 비해 동인천역과 인천역 사이는 2㎞나 됐다. 그래서 만석·송월역을 신설해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당시 철도역을 하나 더 만든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쇠락해 가는 동구와 중구가 차별받는 시대에, 그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역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기존 도심을 방치한 채 신도시만을 개발하는 건 옳지 않다. 신도심을 크게 개발해야 큰 자본이 돈을 벌 여지가 커진다. 새로 신도시 땅을 조성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그렇고, 거기서 큰 땅을 사서 개발사업을 하는 큰 건설사도 이런 사업을 통해 큰돈을 번다. 기존 도심에서 하려면 조금씩 고쳐 나가는 것보다 싹 밀고 완전히 새로 개발해야 큰돈이 오간다.

이것이 이른바 재개발사업이다. 그래서 생기는 번듯한 신도시나 재개발지에 돈 없는 서민들은 갈 수 없고 살던 곳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것이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우리나라 개발사다.

동구와 중구가 쇠락한 것은 동구·중구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존 도심 모두의 일이다.

현재 더 이상 신도시 개발 여지도 적어지고 원도심의 역차별에 대한 여론이 올라오면서 원도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편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제 크고 번듯한 것만을 찾던 시대에서 소소한 삶의 효율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는 분위기 탓도 있다.

동구·중구에 사는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시대 흐름에 맞는 정의를 위해서 인천의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 특히 동구와 중구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연대가 필요한 시기이다.

만석·송월역을 만들자는 건 단지 이 지역 주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이 아니다. 시대 흐름에 맞게, 사회정의에 맞게, 더 많은 시민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드리고, 사회적 효율성 증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경인선 저 끝자락에 역 하나 만드는 것도 나라의 발전 방향에 대한 철학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주장을 끝까지 밀고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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