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학자금 대출 등의 교육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을 통칭하는 ‘청년실신’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길 정도다.

‘청년실신’이란 청년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로 높아지는 20대 취업난을 표현하는 말이다. 대학등록금 대출을 받았으나 취업이 안 돼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일자리를 구했다 해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출발하고,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 생겨난 말이며, 청년세대의 현실이 반영된 용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8%로 전년 동월 대비 0.5%p 상승했다. 잠재 구직자나 취업준비생 등을 반영한 청년층 확장 실업률도 전년도에서 1.1%p 상승한 28.3%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수많은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에 이미 수천만 원의 대출금을 떠안고 졸업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취업난까지 겹쳐 생활비나 대출금이자 등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취업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청년실업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적지 않다. 청년층이 제때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국가의 인적자본 형성을 가로막고 지속성장의 토대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중장기적으로 노동의 양과 질이 떨어져 국가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빈곤계층이 확대되고 중산층이 붕괴돼 사회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청년실업 해소야말로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구직활동 지원금’ 등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년구직활동 지원금’의 경우 자격 요건이 졸업생에게만 제한돼 졸업예정자인 취업준비생들은 어느 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청년실신 시대에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바로 ‘청년농부사관학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귀농·귀촌인구는 2013년 42만2천770명에서 2017년 51만6천817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이루고 있다.

물론 청년인구의 비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 세대에 걸쳐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풍토가 자리잡으면서 농업과 농촌생활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에 흥미를 가진 청년들은 늘어나는 반면 토지와 종잣돈 마련 등 여건을 갖추기 어렵고, 노하우도 없어 주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정부 또는 지자체는 농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들을 제공하고 있다. 바로 ‘청년 창업농과 영농정착지원사업’ 그리고 ‘청년농부사관학교’이다.

올해로 시행 2주년을 맞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창업농 지원사업’은 농업·농촌의 고령화를 막고, 청년들의 농업 분야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향후 종사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대상이다. 선발된 청년은 최대 3년간 매달 영농정착지원금과 농지 임대, 창업자금, 기술교육 등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농업은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 접근하기에 진입 문턱이 높기만 했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뜻 있는 많은 청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는데, 농협 미래농업지원센터에서 2018년 하반기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년농부사관학교’ 프로그램은 약 6개월간 100여 명의 합숙교육을 통해 농업의 기초부터 현장 파견교육은 물론 비즈니스(판매, 유통, 6차 산업화)까지 체계적인 모듈식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청년농부 사관학교 교육과정에서 드론자격증 취득 무상교육과 해외 선진 농업국 견학을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포기하지 말고 농업·농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해 농업에서 꿈을 실현하는 멋진 청년농부가 되길 바란다. 멋진 농부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도전과 실행의 용기가 필요한데, 자긍심 있는 당당한 청년농업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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