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을 선거구도 미추홀갑처럼 지역의 대표적 원도심으로 꼽히는 지역이면서도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숭의동·용현동·학익동·문학동·관교동 등이 지역구에 포함된다. 원도심 주민들이 그렇듯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이 많지만 최근 숭의동과 용현·학익지구를 중심으로 지하철 등 광역교통망이 새롭게 뚫리고 거센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1만3천여 가구가 들어설 미니 신도시급인 용현·학익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역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로 젊은 세대의 유입이 잇따르면서 오랫동안 고정적으로 인식됐던 보수 성향의 지역구가 진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렇다 할 상대가 없어 3선까지 무난하게 선수(選手)를 쌓아 온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이 4선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큰 관심사로 꼽힌다.

 윤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안영근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424표차로 패배한 이후 18·19·20대 총선에서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지지세를 갖췄다. 20대 총선에서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에게 막말을 하면서 공천에서 배제돼 새누리당 간판을 내려놓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음에도 압도적 득표로 당선되기도 했다. 

 20대 총선에서 윤 후보는 득표율 48.10%(4만4천784표)로 당선돼 고정 지지표를 과시했고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 22.19%, 정의당 김성진 후보 19.07%, 새누리당 김정심 후보가 10.62%를 얻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표를 합해도 윤 의원의 득표율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새누리당과 윤 의원의 득표율은 무려 58.72%로 이 지역의 보수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내년 총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팎으로 윤 의원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 당내에서는 대표적 친박 인사이자 중진 의원인 점을 들어 쇄신 요구가 잇따르면서 물갈이 또는 험지 출마론이 불거지고 있다.

 당 밖에서는 거물급이 기다리고 있다. 3선 구청장을 지내며 미추홀구 주민들에게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보여 주고 있는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설 모양새다. 박 전 청장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성황리에 열고 총선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현재 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12년간 미추홀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문화구청장’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지역 문화 발전에 힘을 쏟았다.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구 자체 예산으로 혁신교육지구를 실현하고, 장애인·청년·노인·여성·어린이를 위한 맞춤형 복지시스템 구축에 힘썼다. 

 현재 제물포역∼미추홀구청∼보훈병원∼인하대역∼학익사거리∼도호부청사∼인천터미널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10㎞의 원도심 내부순환선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당에서는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남 전 행정관은 부산 출신으로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서 근무했다.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사모’와 개혁국민정당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유시민 전 장관의 보궐선거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2008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박규홍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도 출마가 거론된다. 박 전 사장은 인천 출신으로 인하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오수산업㈜ 대표를 역임했다.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남을에 출마해 31.48%(2만2천52표)의 득표율을 올려 윤상현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의당에서는 정수영 전 인천시의원의 출마가 거론된다. 정 전 의원은 인천대학교 총동문회장 출신으로 현재 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귀옥 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안 위원장은 인천시 최초의 여성 변호사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으며 19·20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국민의당 후보로 각각 출마해 높은 득표율을 얻은 바 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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