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인가 길을 가던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예전에는 날이 따뜻하고 외부활동이 좋았던 봄과 가을에는 그럭저럭 사람들이 옆에 있는 이와 같이 걸으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물론 여름과 겨울은 덥고 추워서 미소가 다소 줄기는 하지만, 그래도 간혹 가족과 연인들 간 손을 잡고 걸으면서 서로 웃으며 정답게 걷는 모습을 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각박한 사회에 부딪치고, 사회적 문제에 시달리고, 정치인들의 싸움에 인상을 쓰고, 치열한 경쟁 속에 발악을 하면서 점점 미소가 사라지는 대한민국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정치인들과 우리 사회는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욕하고 모함하고 있다. 또 우리 사회는 부모가 아이를 굶겨 죽이고, 살인이 난무하고, 성폭(추)행 등이 매스컴을 뒤덮고 있다. 결국 이런 사회적 병폐는 이기주의에서 발생하고, 배려심 부재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잘 한번 살펴보자. 정치인들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사기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민들을 등치고, 개개인 역시 자신과 맞지 않고 기분 나쁘다고 상대방에게 욕하는 우리 사회, 언제까지 이어질지 한숨만 나온다.

석가모니의 일화가 생각난다. 석가모니가 제자와 길을 가다 어느 마을에 이르렀는데 건달들이 못된 욕을 했다. 그런데 석가모니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 노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러자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그런 욕을 듣고도 웃음이 나오십니까?"라고. 석가모니는 "이보게, 자네가 나에게 금덩어리를 준다고 하세. 그것을 내가 받으면 내 것이 되지만, 안 받으면 누구 것이 되겠나? 아마 원래 임자의 것이 되겠지. 바로 그걸세. 상대방이 내게 욕을 했으나 내가 받지 않았으니 그 욕은 원래 말한 자에게 돌아간 것일세. 그러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그렇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석가모니가 일깨워준 깨달음을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만물의 이치는 바로 자신이 한 일은 언제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법이다. 살면서 불쾌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자 상대방에게 분풀이를 하면 결국 자신에게 피해로 되돌아온다. 시빗거리도 미소로 화답하는 지혜로움을 발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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