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서 경기도 철도건설과장
박경서 경기도 철도건설과장

겨울이 되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설레곤 한다. 다사다난했던 묵은 한 해를 보내고, 희망으로 가득 찬 새해를 맞이해서일까. 이번 겨울은 경기북부 도민들에게 더욱 특별한 계절이 될 것 같다. 7호선 북부 연장이라는 오랜 숙원이 풀리는 해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오는 12월 12일, 경기도 주관으로 서울도시철도 7호선 북부 연장 사업인 도봉산~옥정선 건설 기공식이 열린다. 필자는 경기도 철도건설과에 근무하는 동안, 도봉산~옥정선 건설에 대한 도민들의 뜨거운 염원 속에서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모든 과정을 지켜봐왔다. 때로는 경기북부 지역의 특수성과 지역 균형발전 측면을 고려하지 못해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간 국가안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던 경기북부지역의 경제성장 기반 마련을 생각하면 7호선 북부 연장 사업을 거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도봉산~옥정선은 지난 10여 년간 노력 끝에 세 차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어렵게 이뤄낸 사업이다. 운행노선, 운행방식 등 수많은 논의가 펼쳐지며 다양한 대안 제시와 검토 과정을 거쳤다. 이 같은 의견수렴 과정 속에서 우리 도민들은 일관되게 ‘7호선 북부연장’을 지지해왔고 경제적 타당성 확보를 위해 역사 및 노선 단축을 수용하면서까지 어렵게 길고 긴 염원을 이뤄냈다. 도민들이 도봉산~옥정선을 기대하는 이유는 도시철도가 신속하고 안전한 대중 교통수단을 넘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화·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등일 것이며, 이는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건설하는 점만 봐도 그 효용가치가 증명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철도 관련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도시철도 등에 상용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 포동국제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노선에 시속 430㎞의 고속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도쿄-오사카를 시작으로 신칸센 노선을 주요 대도시로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에는 노면전차, 고속열차 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이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서 철도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는 이유는 철도 관련 기술이 국가 기술력을 인증하는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파급되는 효과와 더불어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철도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며 정시성이 우수하고 한번에 많은 인원의 수송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러한 도시철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도시철도 1~9호선과 공항철도, 수도권 전철 등 유기적 연결을 통한 수송 효율성의 극대화로 도시철도가 서울 시내를 가장 빨리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서 수송 분담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도시철도는 높은 사회적 가치를 품고 있다. 도시철도는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문턱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복지 시설이자 학생과 직장인 등 시민 누구나 편의를 누릴 수 있는 사회기반 시설이다. 뿐만 아니라 폭설 및 폭우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시성, 편리성으로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공 편익을 증진시킬 것이다. 

이렇듯 도봉산~옥정선도 의정부·양주지역과 서울북부지역이 대부분 30분 내에 오갈 수 있는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구축돼 경기북부의 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 자전거 등과 연계한 녹색 도시교통체계의 중심 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공식은 간절한 염원과 지난한 논쟁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다. 철저하게 준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전사고 없이 건설되길 경기도의 공직자로서 소망한다. 나아가 앞으로 경기북부 균형발전의 새로운 핵심축이 될 ‘옥정~포천선’을 연결하는 논의도 차분히 준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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