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타 - 사이보그 영화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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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타 - 사이보그 영화의 진화
김진형 동국대 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19.12.11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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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화제성과 색다른 이야기 및 볼거리, 유명 배우나 감독의 참여 등에 좌우된다. 2019년 2월 개봉한 영화 ‘알리타’는 일본에서 발표한 사이버펑크 만화를 영화로 각색한 점, 어두운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사이보그 소녀가 보여 주는 화려한 액션이 거장 제임스 카메론과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 콤비로 완성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개봉 당시 이슈가 됐다. 

26세기의 지구는 모두가 살고 싶은 공중도시 자렘과 비루한 지상의 고철도시로 나뉜다. 혼란한 지상 세계의 의사 ‘이도’는 쓰레기 집하장에서 의식의 잃은 로봇 소녀를 발견해 치료해 준다. 머리와 가슴을 제외한 팔과 다리, 몸통을 새로 얻은 로봇은 의사 이도가 지어 준 ‘알리타’라는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세상을 먼저 떠난 딸아이의 이름을 사이보그에게 부여한 이도는 그녀를 딸처럼 아끼고 보호한다. 

한편, 새로 사귄 친구 ‘휴고’는 알리타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려 주려 하는데, 알리타가 과거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녀를 노리는 적들이 늘어난다. 악랄한 지도자 ‘노바’가 통제하는 고철도시를 구원하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소녀 알리타는 전사로 각성한다.

인공두뇌학(cybernetics)과 반항적인 경향(punk)의 합성어인 ‘사이버펑크’는 SF의 하위 장르로, 발달된 과학기술에 따른 사회적 병폐와 부조리, 계급 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다. 시각적으로는 어둡고 불쾌하며 비에 젖는 도심의 절망적인 인상이 부각되는 것 또한 이 장르의 특징이다. 영화 ‘알리타’는 사이버펑크 스타일을 유지하는 한편, 밝고 활기찬 낮의 분위기도 차별적으로 살리고 있다. 이런 시각적 새로움은 10대 소녀의 성장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버려진 로봇이 자신에게 새 생명을 준 의사 아버지를 위해 도시를 정화하고, 이성 친구를 통해 사랑을 느끼는 과정은 전사로 성장하는 알리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SF, 액션 어드벤처, 가족애, 로맨스, 사회 비판적 시각 등 상업영화가 다룰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 

실사 영화인 ‘알리타’는 시각적으로도 할리우드가 구현할 수 있는 사이보그에 대한 최고의 기술을 실현하고 있는데, 이는 럭비와 레이싱 경주를 합성한 모터볼 게임에서 극대화된다. 해당 장면은 인간의 신체를 넘어선 사이보그이기에 가능한 화려한 액션의 정점을 보여 준다. 볼거리적 측면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뽑아냈다는 평가와는 달리 빈약한 스토리라인은 이 영화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방대한 원작 만화를 두 시간 분량으로 압축하면서 이야기나 캐릭터의 개연성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이 작품이 애초에 시리즈로 기획됐기 때문에 후속작을 통해 비어 있는 서사가 채워질 전망이다. 더욱 탄탄한 구성과 놀라운 시각적 완성도로 극장을 찾을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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