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이 불가피해질 전망이어서 총선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매립지를 2025년에 종료하려면 그 전까지 대체매립지를 조성해야 하지만 환경부와 이견으로 조성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가 소재한 서구지역 출마에 나설 여야 후보들은 이번에도 매립지 사용 종료를 외치게 생겼으나 뾰족한 대책 없이 그저 단순 외침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선거 때마다 될 것처럼 장담하다 4년 뒤에도 실망스러운 상황이 반복돼 온 탓이다. 

당초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사용 종료할 계획이었으나 수도권 3개 시도 단체장과 환경부 장관 등 4자 합의를 통해 연장했으며, 이후 2025년 사용 종료를 주장하고 있으나 종료 선결 조건인 대체매립지 조성에 애를 먹고 있어 요원한 상태다. 인천시의 계산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할 대체매립지 조성에 최소 7년 6개월에서 최대 10년 6개월이 필요하다. 그러나 2025년 사용 종료까지는 6년에 불과해, 당장 내년부터 대체매립지 조성에 들어간다고 해도 2027년 이후에야 사용 종료가 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 

인천시는 대체매립지에 차질이 빚어지자 자체매립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체매립지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담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 서울, 경기도가 각각 자체매립지 조성에 나선다면 종료 추진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겠지만 서울시가 자체매립지를 만들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인천시가 서울시의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식민지 노릇을 감당해야 하는지 답답한 일이다. 

매립지 사용 연장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이 입게 된다. 수십 년간 악취와 먼지 등으로 고생해 온 지역주민의 처지와 바람을 무시하고 매립지 사용을 연장하는 일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설사 국가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국민과 소통하는 노력 없이 일방적 추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이 계속된다면 인천시민이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고 그 이후 닥칠 혼란과 파장에 대해 정부 책임을 경고하지 않을 수없다. 환경부는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일이 없도록 현명한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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