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가 추진 중인 시립화장시설 설치와 관련,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의 노인층 진입과 이에 비례한 사망자 수 증가로 인근 화장장의 화장예약에 밀려 타 지역 원정 화장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고자 지난 5월 시립화장시설 건립계획을 수립했다.

지역주민 숙의를 거친 공개모집 방식으로 후보지를 신청받은 결과, 6개 마을에서 신청서를 접수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그 뿐만 아니라 신청 마을 주민들은 마을 진입로 및 시청사나 해당 읍·면사무소 앞에 서로 자기 마을에 화장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유치 희망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이는 최근 화장시설 건립이 완공됐거나 건축을 시작한 지자체의 극심한 주민들의 반대 현수막과는 180도 달라진 상황이다. 

주민들의 화장시설에 대한 인식이 혐오시설이 아닌 필요시설이며, 화장장이 죽음의 마지막 예를 올리는 예식장이라는 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시는 2010년에도 화장장 건립을 위해 주민 숙원사업 지원을 약속하고 추진하다 최종 후보지 마을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뜻을 접어야만 했었다.

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화장예약 불편과 원정 화장 피해 등으로 화장시설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화장장 유치 신청 마을 대표들이 최근 선진 화장시설을 견학하며 인식이 전환되면서 대주민 설득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시는 신청지 6곳에 대해 시립화장시설 건립추진위원들의 현지 심사와 전문 학술기관의 타당성 검토 용역을 거쳐 내년 4월께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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