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장 위험한 이야기
박병상 / 이상북스 / 1만6천 원

인류의 주거환경은 계절을 잊고 지낼 만큼 쾌적해졌고, 먹거리는 넘쳐나는 음식쓰레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풍성해졌다. 나아가 생명공학의 발달로 영생을 꿈꾸고, 첨단 과학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선보이며 우주여행 티켓을 예매해 둘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아침마다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해야 하고, 식재료의 방사능 수치도 살펴야 한다. 또 불안한 눈으로 핵발전소의 안전을 점검해야 한다.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탐욕은 인간 자신은 물론 자신이 발 딛고 사는 지구까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책 「어쩌면 가장 위험한 이야기」는 인류세를 맞이한 인간종의 생활문화를 ‘환경운동하는 생물학자’의 시각으로 살펴본 이야기다. 2001년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루첸이 처음 제안한 ‘인류세’는 아직 공식적인 지질시대는 아니지만, 이미 지구는 문명이 번성할 수 있었던 홀로세의 온화한 조건들을 잃어버렸다.

 저자는 인류세를 막을 수는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이미 그런 상황이 지났다는 것이다. 다만, 인류세의 마지막 혼돈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질 대안과 함께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삶을 바꿔 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일상에서 좀 더 사려 깊어질 것을 요구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와 핵발전소가 만들어 내는 핵폐기물의 폐해를 고스란히 후손에게 전가할 위험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또 생명공학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온갖 유전자 조작 실험과 그 생산물에 대해서도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산업자본과 권력의 이익에 경쟁적으로 복무하는 과학기술이 소비자와 다음 세대에 피해를 전가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다.

 한편, 우리의 삶을 바꿀 저자의 제안을 직접 듣고,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북콘서트도 마련돼 있다. 13일 오후 7시 인천 아트플랫폼 칠통마당 1층 이음마당에서 열리는 북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병상 박사가 ‘인류세와 과학기술’을 주제로 특강한다. 이어지는 책 소감 나누기와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어쩌면 가장 위험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안의 인문학. 1
오승현 / 생각학교 / 1만3천 원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힘을 길러 주는 청소년 맞춤형 인문서가 나왔다. 

 책 「학교 안의 인문학」은 청소년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서 매일 보는 사물과 공간을 통해 또 다른 생각과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1권에서는 학교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울, 시계, 책상, 교과서, 급훈 등 매일 마주하는 열두 개의 ‘사물’을 통해 청소년들이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거울’ 편에서 누구의 얼굴도 아닌 ‘오로지 나의 얼굴’로 살아갈 것을 권한다. 추하든 아름답든, 가려져 있든 드러나 있든 우리가 별들의 후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잔잔히 도닥인다. 

 2권에서는 시선을 확장해 운동장, 교문, 계단, 식당, 화장실 등 학교 안에 머무는 열두 곳의 ‘공간’을 살펴보며 더욱더 깊은 사유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학교에는 학생들과 정규직 교사들만 있는 게 아니다. 교무실, 행정실, 경비실, 급식실에도 보이지 않게 수고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배움의 산실이라는 학교에서조차 만연해 있는 차별과 편견을 지적하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같이 곰곰이 생각해 볼 것을 이야기한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마음부터 챙겨보게 
스티븐 모리슨 / 리드리드출판 / 1만3천800원

 인간관계, 일, 불안한 미래 등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인생살이다. 갈수록 강퍅해지는 현실 속에서 마음마저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라마는 고요한 마음을 선물한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단단한 나를 만들어 줄 소중한 삶의 지혜가 마음을 파고든다. 

 이 책에는 건초경(乾草經), 즉 라마가 마른 풀을 질겅질겅 씹으며 얻은 깨달음을 전한다. 건초경은 싱그럽고 맛있는 풀만 찾아 헤매는 수많은 방랑자들이 험난한 인생 여정에서 영원한 평화를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가르침이다. 건초경에는 자비와 수행, 윤회, 미래나 과거에서 도망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에 대한 풍부한 조언이 담겨 있다.

 책에서는 매일 아침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필수품인 마음을 챙기고 다스려 보라고 권한다. 또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 즉 각오, 목표, 용기 같은 것들이라고 전한다. 라마처럼 오래 되새김질하며 명상과 반추하는 방식을 각자의 삶에 적용해 본다면 일상의 문제에 대처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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