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항암 인천문인협회 회원
정항암 인천문인협회 회원

주인근린공원은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에 위치한 주인선 폐선 부지 1.4㎞ 구간에 조성한 공원이다. 1997년부터 옛 철도부지에 조성하기 시작해 2005년 12월 5일 준공됐다. 주인근린공원은 체력단련장과 휴게시설이 여러 군데 설치돼 있어서 주변에 사는 주민들과 근처에 있는 용현시장이나 제물포시장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필자 역시 숭의동에서 58년을 살고 있어서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 또는 타지로 출타하는 등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자주 주인근린공원 체력단련장과 휴게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시설뿐 아니라 걷기 운동을 하는 장소로도 이용하고 있어 관계되는 기관이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필자는 주인근린공원을 이용하면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말하고자 한다. 그것은, 길이가 1.4㎞나 되는 주인근린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필자도 운동하다가 소변이 급할 때는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뜸할 때를 이용해서 근처 으슥한 곳에다가 해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 혼자만 이런 경우를 겪는지가 궁금해 체력단련시설에서 운동하고 있는 70대 노인에게 물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연세가 얼마나 되셨어요." "나는 지금 78세입니다." "그러세요. 제가 74세니까 저보다 네 살 위시네요. 그럼, 날마다 운동을 나오시나요." "그럼요. 갈 곳도 마땅찮고 해서 자주 나오는 편이지요." "그렇군요. 그러면 용변이 급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그것참 난감한 질문이네요. 소변 같은 것은 인적이 뜸할 때 근처 외진 곳에 가서 해결하지요. 그런데 대변이 마려울 때 대책이 없어서 곤란할 때가 여러 번이 있었지요." "그렇군요. 구청이나 시청에 민원을 제기한 적이 있으세요?" "아니요. 내가 말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듣는 척이나 하겠어요. 참을 수밖에요." "저 역시 급할 때는 사람들이 뜸할 때 으슥한 곳에 소변을 해결하지요. 하지만 대변은 문제가 커서 난감할 때가 많아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요. 여기 운동을 하러 나오거나 산책을 나온 사람 중에 그런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러시군요."

필자는 70대 여자에게도 물었다. "아주머니는 연세가 얼마나 되세요." "저는 75세인데요." "저보다 한 살 위시네요." "그러세요?" "죄송하지만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세요." "아유 말도 마세요. 남자들은 소변 같은 것이 급하면 해결하기가 좀 낫지요. 여자들은 정말 난처하지요. 그냥 참고 제물포역까지 뛰어갈 수도 없고요." "그렇군요. 저희도 거북하기는 마찬가지지요. 흐, 흐…."

필자는 체력단련시설에서 만난 두 분과 대화를 한 후, 이 상태로 주인근린공원을 운영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해당 부서에 민원을 넣은 것이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필히 해결하고 넘어갈 일이란 생각이 들어 미약한 힘이지만 칼럼을 써서 지방지 신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호소하기로 마음먹었다. 미추홀구청이나 인천시 등 해당 부서에서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해당 부서에서는 쾌적한 공간을 구민과 시민들에게 제공하려고 많은 예산을 들여서 체력단련시설과 휴게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인근린공원을 이용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화장실은 왜 설치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화장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설비나 인력충원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예산상 무리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로서는 불편을 간과할 수 없다. 미추홀구청이나 인천시청 관계자들은 조속히 민원을 해결해 주인근린공원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역구 구의원이나 시의원을 비롯해 주변 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장들도 함께 나서서 하루속히 화장실을 설치해 주민들이 주인근린공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힘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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