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적이란 인물은 책사나 무장으로서 이름을 떨치지 못했으나 효자로서 칭송을 받았다. 

그가 여섯 살 때였다. 당시 구강(九江) 땅을 다스리던 인물은 원술이었는데 만날 기회가 있어 귤을 대접 받게 됐다. 육적은 귤을 까먹으면서 주위 눈치를 살피며 세 개를 몰래 품 속에 넣었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하느라 허리를 굽히다가 귤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원술이 "그대는 손님인데 어찌 귤을 품속에 감추었는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거늘" 하고 묻자 육적이 무릎을 꿇고 말했다. "집에 가서 어머니께 드리려고 품속에 넣었다가 그만 못난 모습을 보여드리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말을 들은 좌우의 사람들은 일제히 육적을 기특하게 여겨 칭찬해 주었다. 육적회귤의 고사다. 이 고사가 등장하는 배경은 적벽대전을 앞두고 강동 땅에 간 제갈량이 그 지역 문사들과 토론하다가 육적을 향해 ‘효도는 할 줄 아나 천하대세는 모른다’는 투로 공박했던 것. 

역사적 사실은 학문을 좋아해 많은 저술을 남겼고, 자기 주관이 너무 강해서 중앙에서는 추방되어 지방 태수를 지냈다고 한다. 주관이 뚜렷한 인물이 난세에 대접받지 못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양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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