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재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북부 본부장
이중재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북부 본부장

벌써 12월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역 교통사고 줄이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의 장으로서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미흡한 부분은 과감히 조정하고, 잘된 부분은 새해에도 발전시켜 사업화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사망 교통사고는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대비 13.1% 감소(10월 말 기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름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교통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교통시설 개선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안전문화 개선과 정착이 절실해 보인다. 올해 사망 교통사고 특징으로 크게 3가지가 도출됐다. 보행자 사고, 특히 고령 보행자 사망사고 증가는 범정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이슈임에도 획기적 감소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른 특징으로는 이륜차 사고이다. 배달 문화가 확산되고는 있으나, 오토바이 배달원의 교통안전 의식이 부족하고 교통안전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농촌 지역의 어르신 이륜차 사망사고도 이륜차 사망사고 증가 요인 중 하나이다. 마지막 특징은 화물차에 의한 사망사고 증가다. 차체가 크다 보니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되고, 경쟁적 물류 환경으로 인해 교통사고에 취약해진다.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휴게시간 지정, 속도제한장치 장착, 차로이탈 경고정치 장착 등 의무를 부과하고 단속을 강화해도 사망 교통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맞춤형 예방대책을 정부와 교통기관에서 수립하고 있다. 좀 더 강력한 대책이 마련되고 시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공단에서도 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현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교통사고 감소효과가 높은 대책 위주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겨울철이 되다 보니, 동절기 교통사고에 관심이 간다. 동절기 특징은 낮은 기온, 눈, 빙판길 등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이 보기에 이보다 더 교통안전에 취약한 사항은 얼어붙은 도로 이용자, 즉 사람이 아닌가 싶다. 

동절기 교통안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가? 동절기에 걸맞은 차량안전과 안전운행이 필요하다. 겨울나기 차량안전 확보를 위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타이어일 것이다. 윈터타이어로 교체하거나 스노체인 또는 체인스프레이 등 준비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냉각수 점도와 공기압을 체크하고 높게 유지해야 한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냉각수의 결빙이나 낮아진 공기압으로 인해 제동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온 저하로 인해 배터리 방전이 가능하고, 워셔액이 얼어 난처한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다. 

동절기 차량준비에 못지않게, 아니 더 중요한 것은 안전운전이다. 교통법규 준수와 양보·방어운전은 운전자에겐 필수이다. 동절기에 특히 유념해야 할 운전기술이 있다. 첫 번째는 서행운전과 안전거리 유지이다. 두 번째는 브레이크 사용과 관련된다. 엔진브레이크-저단 기어-나 풋 브레이크-가볍게 2∼3회 브레이크- 사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급브레이크나 일반 브레이크 사용은 미끄러짐이 커져 매우 위험하다. 세 번째는 특히 중요한 데, ‘Black ICE’에 대비해야 한다. 터널 진출입부나, 언덕 하부 도로에는 운전자의 눈에 띄지 않는 얼음이 남아 있다. 도로 상황에 따라 ‘Black ICE’를 예측하고 더 감속하는 운전 자세가 필요하다. 

보행자 사망 교통사고가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특히 동절기에 보행자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  어두운 옷을 입고 야간에 보행하는 어르신 등등. 운전자를 탓하기에 곤란한 보행자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곤 한다. 안전보행의 3단계를 항상 실천하는 의식이 필요하고, 보행 시 밝은 색 계열의 옷을 입어야 한다. 동절기를 맞아 조금은 얼어붙은 ‘배려 문화’를 녹여, 교통사고로부터 우리 시민을 보호하는 데 나부터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동참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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