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갑 지역구는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고 있지만 원도심이 많아 보수 지지층도 만만치 않다. 이곳은 선거 때마다 여야 후보 간 각축전으로 당락을 가늠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와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의 맞대결은 단 26표차로 희비가 엇갈렸다. 정 후보는 4만2천271표를 얻은 반면 문 후보는 4만2천245표를 얻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다. 재검표 소송까지 갔다.

내년 21대 총선에서도 두 후보의 각축이 재현될 조짐이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재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편으로는 부평전통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선정에 기여하는 등 지역에 공을 들이며 텃밭을 다지고 있다. 

1954년 인천에서 태어난 정 의원은 제물포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 스웨덴 세계해사대학교 해운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고려대 졸업 후인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 후 국립해양조사원장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을 역임하며 해양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2007년 공직을 떠난 후에는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케이엘넷 대표이사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당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병호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으로 나와 민주당 지지세를 양분했다. 당시 그가 얻은 4만2천245표(34.19%)와 3위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후보의 3만2천989표(26.70%)를 더하면 정 후보를 20% 이상 앞선 득표율이었다. 야권 분열이 가져온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그는 최근 몸담았던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아직 행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당 합류 혹은 무소속 출마 등을 계획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의원은 1959년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태어나 197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그 후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며 1989년 인천 부평에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했다. 법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 내 노동자들을 위해 변론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인천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와 ‘개혁과 희망의 지방자치를 위한 인천시민의 힘’ 집행위원장, ‘부평미군부대 공원화추진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3위로 낙선한 이성만 인천글로벌시티 대표가 설욕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나 광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인천시에서 주로 근무했던 그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제6대 인천시의회 2기 의장으로 선출됐으며, 현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특수목적법인인 인천글로벌시티 대표를 맡고 있다.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도 민주당 후보로 이 대표와의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지역 최초의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홍 전 청장은 최근 행보가 빨라졌다. 부평갑과 부평을 중 지역구를 검토해 온 그는 최근 부평갑 쪽으로 방향을 잡고 지지세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후보자 최대 25% 가산점을 받을 수 있고,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역임한 정치 경력을 내세워 당내 경선에서 팽팽한 경쟁이 예상된다. 

홍 전 청장은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인천에 정착해 빈민·여성운동에 앞장섰으며 5·3 인천민중항쟁과 6·10 민주화운동에도 참여했다. 제1대 부평구의원과 제2대와 3대 인천시의원을 지냈으며 2004년 17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부평구청장에 출마해 전국 최초 민주당 소속 여성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됐었다.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당위원장은 올해 초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당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채비를 하고 있다. 지역구는 부평갑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부평갑에는 부평미군기지와 제3보급단 이전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이 있으며, 김 위원장이 부평미군기지 반환운동 등 시민운동의 성과를 보인 곳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1972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했으나 굴업도 핵 폐기장 반대운동과 여러 학생운동에 앞장서다 제적 당했다. 그 후 계양산 골프장 저지 운동과 부천 상동 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운동 등 시민운동을 전개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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