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예정인 동두천 캠프 호비. /사진 = 연합뉴스
반환 예정인 동두천 캠프 호비.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11일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개최해 장기간 반환이 미뤄져 온 4개의 폐쇄된 미군기지를 즉시 돌려받기로 합의했다.

 반환된 기지는 원주의 캠프 이글(2009년 3월 폐쇄)과 캠프 롱(2010년 6월 폐쇄), 부평의 캠프 마켓(2011년 7월 폐쇄), 동두천의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2011년 10월 폐쇄)이다.

 이번 주한미군기지 즉시 반환 대상에 포함된 동두천시는 반색인 반면 기대가 높았던 의정부시는 대상에서 제외되자 강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동두천시는 캠프 호비 내 쉐아사격장이 반환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지역 내 미반환 기지의 반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프 호비 내 사격장은 5만2천㎡로, 규모가 작고 진입로가 없어 동두천시가 따로 활용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은 곳이다. 캠프 호비 전체 부지는 1천405만㎡ 규모로, 2012년 영외훈련장인 1천97만㎡가 반환된 바 있다. 산악지역인 영외훈련장과 마찬가지로 사격장도 부지가 작은데다, 남쪽에 LNG복합화력발전소가 들어서 발전소 측이 사용하지 않는 한 민간 개발이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이번 반환으로 캠프 모빌, 캠프 캐슬 일부, 평지에 있는 캠프 호비 잔여 부지 등 활용 가치가 큰 나머지 미군기지 반환에 도화선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동두천에는 총 6개 미군기지(총 4천63만㎡) 중 현재까지 캠프 님블, 훈련장 짐볼스, 캠프 캐슬 일부, 캠프 호비 일부 등 4개 기지 2천314만㎡ 반환이 이뤄졌다. 

 반면 의정부시는 이번 반환 대상에서 빠져 실망과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의정부에 건설된 미군기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8곳이며 면적은 5.7㎢로, 시 전체 81.54㎢의 7%를 차지했다. 

 이 중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잭슨, 캠프 스탠리 등 3곳은 아직 반환되지 않았다. 의정부시는 이들 3곳이 2010년부터 반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안보테마공원으로, 캠프 잭슨은 문화예술공원으로, 캠프 스탠리는 실버타운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캠프 잭슨은 지난해 병력이 평택으로 이전, 폐쇄했는데도 반환되지 않았다. 캠프 스탠리는 지난해 초 병력 대부분이 평택으로 이전한 뒤 현재는 헬기 중간 급유 관리 인력만 남은 상태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기능을 상실한 미군기지는 즉각 반환해 시민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를 저버린 것"이라며 "60년 넘게 기다렸고 10년 전부터는 반환한다고 해서 개발계획과 발전 방안을 마련했는데 또다시 기다리라고 하니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이번 즉시 반환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견 등을 담은 항의 공문을 국방부에 보낼 예정이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미군기지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