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선갑도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주민청원’ 기자회견이 1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려 주민대표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개발 위협이 끊이지 않는 인천 옹진군 선갑도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주민청원이 제기됐다.

옹진군 자월면 주민자치위원회와 덕적면 주민자치위원회는 1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갑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관을 가졌지만 핵폐기장 건설과 리조트 개발, 채석단지 개발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의 개발 논란이 아닌 해양생태 보전활동과 연계한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전지역 지정을 요청하는 주민 294명의 서명을 전달하면서 최근 불법 산림 훼손을 비롯해 지금까지 불거진 개발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인근 해역의 바닷모래 채취도 민관협의체와 합의한 조건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선갑도 일대 덕적군도의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차병 자월면 어촌계장은 "꽃게 산란장이 있는 바다의 모래를 채취한다고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바로 옆 선갑도에 채석단지를 개발하겠다고 한다"며 "바닷모래 채취 조건도 안 지키는 상태에서 석산 개발까지 하면 어업인들은 살아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주민들은 선갑도를 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개발 논란을 중단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환경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생태적 가치가 큰 곳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다.

선갑도는 주상절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분화구처럼 보이는 C자형 호상해안 등의 지질경관이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 자연생태계 보전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강태무 자월면 주민자치위원장은 "선갑도는 곧 인천에 들어서게 될 국립해양박물관과 연계해 인천앞바다 자연생태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연을 잘 보존하고 미래세대에게 있는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청원이 들어왔으니 선갑도를 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유지라고 해서 보전지역 지정이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협의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