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고를 방문한 미군들이 PTP 동아리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한고를 방문한 미군들이 PTP 동아리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제 민간 평화봉사단체인 PTPI(People To People International)의 후원으로 만들어져 평택지역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신한고등학교의 학생자율동아리 ‘PTP(People to People)’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군과의 교류 행사 참여 및 외국인 안내, 동화책 번역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5년 12월 개교한 신한고는 경기남부 작은 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우수한 교직원을 선발하고, 풍부한 장학금 제도를 통해 지역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으며 평택지역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올 1월까지 배출한 졸업생만 해도 1만7천여 명에 달한다.

그러한 신한고에서 20년 가까이 운영돼 온 PTP는 매달 미군 병사들과 만나 문화를 교류하고, 지역사회와 미군과의 든든한 연결다리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해 다양한 지역 기관과 연계한 봉사활동 및 외국인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국제적인 감각을 키워 글로벌 시대 리더로 성장할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동아리 학생들이 동화책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동아리 학생들이 동화책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 여러 기관과 연계한 지역 봉사

 PTPI는 1956년 당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창설한 비정치·비종교·비영리 국제 문화 교류 및 민간 외교단체다. 현재 133개국이 참여 중이며 국내 회원만 1만여 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1972년 PTPI 한국본부가 출범한 이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 평택챕터는 PTP에 매년 220여만 원의 활동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PTP는 이러한 PTPI의 지원을 받아 평택 신한고에서 2000년 개설된 이후 학생들에게 평택 내 다양한 기관과 연계한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도 영어에 자신 있거나 정치외교·국제학과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어 하는 30여 명의 신한고 1∼2학년 학생들이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영어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병규(43)교사가 2005년부터 14년째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다.

 PTP의 봉사활동은 국제사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언어인 영어와 관련돼 있거나 PTPI의 모토인 ‘이해를 통한 평화’와 관련된 활동이 대부분이다. 

 지난해부터는 평택국제교류센터에서 주최하는 향교문화행사, 마토예술제 등 다양한 행사에 방문한 외국인들을 위해 통역과 길 안내를 돕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해외 봉사단체인 ADRF(아프리카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와 연계해 한국의 전래동화 등 다양한 동화책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번역이 완료된 동화책들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와 함께 아시아·아프리카의 난민들에게 기부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평택청소년문화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토요일 오전마다 영어로 된 동화책을 읽어 주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한 봉사정신 함양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면서 2011년과 2012년 PTPI 국제본부에서 우수 청소년 챕터, 2014년에는 PTPI 한국본부에서 우수 학생 챕터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최한증 신한고 교장은 "학생자율동아리 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 성장할 기반을 닦고 있다"며 "지역 기관과 연계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역량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영어로 번역한 동화책.
학생들이 영어로 번역한 동화책.

# 영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

 PTP는 학생들의 영어회화 실력을 키워 주고 국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평택지역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주한미군을 한 달에 한 번씩 교내로 초대해 원어민과 직접 얘기하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학교를 방문하는 주한미군은 한 번에 6∼7명 사이로, 학생들은 활동 내용을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올해는 미군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어 서로 토론을 진행하거나 슬랭(은어)을 맞히는 간단한 게임 등을 진행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가졌다.

 김병규 지도교사는 "우선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점차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리더십과 소통 능력, 그리고 국제인으로서 소양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는 학교 안의 다양한 소식을 교내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영자신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문 기획과 기사 선정 등의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극대화를 추구하고, 실제 영어로 기사를 작성하는 경험을 통해 영어 실력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주로 새로운 교사의 인터뷰나 학교 축제 및 행사 소개 등이 포함돼 있으며, 한글로 작성된 기사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거쳐 교내에 비치한다.

 이 외에도 지난해 교내 축제인 ‘한울마당’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난민들의 어려움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게임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채연(18)양은 "외국의 문화를 많이 접하고 싶어 PTP에 들어왔다"며 "장래에 방송PD가 돼 나라 간 벽을 없애는 계기를 마련하는 방송을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준(18)PTP 동아리 회장은 "현재 동아리 활동의 부족한 점을 보강하기 위해 영자신문사 견학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군들과 대화하며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차이점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꼈다. 글로벌 시대를 살며 외국인들과 소통해야 할 때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신한고 PTP 동아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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