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부르기 봉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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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부르기 봉사를 마치고
안홍옥 인천시 북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 기호일보
  • 승인 2019.12.13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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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옥 인천시 북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안홍옥 인천시 북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가을의 끝자락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 인천의료원 환자들을 위한 힐링 음악회 가곡 부르기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매우 보람차고 귀한 시간을 가졌다.

나는 퇴직 이후부터 개인 블로그를 통해 평소 법률 분야 상담이나 대서를 무료로 해주는 봉사활동을 이미 해오고 있지만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 그것도 나의 전공 분야가 아닌 음악으로 봉사하는 기회를 갖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인천시 근로자 문화센터의 ‘그리운 가곡’ 프로그램에 6개월째 참여해 오면서 이뤄진 일이었다. 

모두 50~60대의 남·여 17명으로 구성된 가곡반원들이 짧은 시간 동안 매주 화요일 2시간 동안에 틈틈이 준비한 합창과 독창 15곡을 부르고, 해금 연주, 프로 뮤지컬 성우의 열창과 아코디언 동호회의 연주 봉사, 미래에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중학생의 피아노 연주 찬조 출연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1시간 30분 동안의 연주회였다.

나는 퇴직 후의 삶을 100살 이내 언젠가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건강하되 품위 있고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목표를 두고 나만의 ‘백건품당’ 이란 구호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과 수단으로는 음체미문(音體美文) 즉 음악, 체육, 미술, 문학을 골고루 접하고 숙달하는 과정에서 동호회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 여기에 한 가지 더해 나만 행복하겠다고 할 게 아니라 더불어서 함께 행복한 삶 즉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 가지쯤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단지 늙어 가는 삶이 아닌 성숙의 삶을 사는 지혜라고 보기 때문이다. 음체미문의 취미활동을 따로 할 시간이 없으니 출퇴근 전후 5~10분이라도 숙달 노력을 하고 주말에 좀 더 보충하는 식으로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애써오던 차에 가곡반에 참여 하면서부터는 가곡 부르기에 좀 더 많은 시간 안배를 하게 됐다.

그 이유는 가곡 부르기를 오랫동안 꿈꿔온 바이기도 하지만 가곡의 가사들은 모두 주옥 같은 시(詩)들이어서 노래와 시문학(詩 文學)을 동시에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음악은 오빠 생각, 나뭇잎 배, 섬집 아기 등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는 ‘어머니’를 떠올리는 동요나 봄 처녀, 그네, 한 송이 흰 백합화 등 중등 시절에 배웠던 곡들이 좋다. 옛 친구들과 고향을 떠올리며 마음의 정화(淨化)를 해주는 카타르시스가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교폭력 전문상담사로 근무해 오며 느낀 바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곡 몇 곡은 부를 수 있게 하는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이 사회가 도시화되면서 각박한 환경 탓에 대부분 분노 조절 능력이 부족해 사소한 일도 참지 못하고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그게 심하면 부모와 교사를 폭행하는 불행한 일도 일어나기 때문에 불가마 같은 10대를 조금이나마 차분하게 해주는 역할을 가곡 부르기로 메꿔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곡 부르기는 젊을 때는 여럿이서 함께할 수 있어 좋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돼서는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좋다. 가정에서 부모들부터 가곡을 몇 곡이라도 즐겨 부르면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가곡을 접하게 되고 먼 훗날 부모님이 좋아하던 추억의 명곡으로 가슴 깊이 남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런 것이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도 더 가치 있는 정신적 유산을 물려주는 품격 있는 부모로 기억될 것이다. 수많은 문화센터나 공립도서관, 평생교육관 등에서도 치매 예방에도 최고인 성인가곡 반을 편성해 성인들도 가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길 바라며 이번 행사를 총괄 기획하고 사회생활에 바빠 일사불란하게 따라주지 못하는 나이든 학생들을 인내하며 잘 지도해주신 인연경 지휘자님과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인천시 근로자 문화센터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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