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2일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외치며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이틀째 이어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10명 안팎으로 한 개 조를 이뤄 황교안 대표와 함께 로텐더홀에서 릴레이 숙식 농성을 하고 있다.

한국당은 로텐더홀 바닥에 붉은색 글씨로 ‘나를 밟고 가라’는 문구를 새긴 대형 현수막도 깔았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해 있다"며 "비상한 각오로 막아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예산안 날치기 처리는 일종의 발맞추기 예행연습이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도 이렇게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예고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1∼2주는 국가와 민주주의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투쟁을 독려했다.

심재철(안양동안을)원내대표는 "민주당과 2·3·4중대들이 밀실 모의로 내일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강행 처리를 시사하고 있다"며 "좌파 정당들이 의석을 나눠 갖는 최악의 밀실 거래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이 주연을 맡고 2중대는 분열의 기로에 서 있는 바른미래당 당권파, 3중대는 정의당, 4중대는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당도 아닌 대안신당이 조연을 맡아 의회주의·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수처법에 대해선 "친문(친문재인) 수사를 맡기는 꼴"이고,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당 독식의 1당 국회가 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대응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선거법 협상에 참여해 연동률을 낮추고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 폭을 최소화하는 등의 실리를 챙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민주당이 민심의 사이렌에 눈을 감지 않는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제1야당인 한국당 앞에 당당히 나오라"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