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군 경기도 철도건설과 철도건설정책팀장
구자군 경기도 철도건설과 철도건설정책팀장

화성 동탄과 오산지역 도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동탄 도시철도(트램)’가 본격 가시화되며 세간의 기대가 매우 높다. 특히 올해 발주되는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으로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 동탄(2) 택지개발사업의 광역교통 개선대책 일환으로 추진되는 ‘동탄 도시철도’는 화성 반월동~오산역 14.82㎞, 병점역~동탄2신도시 17.53㎞ 등 2개 노선 32.35㎞에 트램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더욱이 ‘트램’이라는 신교통수단을 도내 최초로 도입하기로 결정되면서 구상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동탄 도시철도 실현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이제는 미래를 위해 ‘트램’의 장점과 보완점을 꼼꼼히 짚어봐야 할 때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미리 고민해야 도민들이 만족하고 탈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램은 도로 위에 깔린 선로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로, 정시성이 우수한 ‘지하철’과 접근성이 우수한 ‘버스’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레일 위 주행으로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이 정확하고 승차감이 좋으며, 버스처럼 역 간격이 짧아 접근성이 좋고 전체 트램노선 주변 활성화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동탄 트램의 경우 한 번에 버스 5대에 해당하는 246명까지 탑승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어 버스나 택시, 승용차 등 기존 교통수단보다 수송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다. 또한 저상형 트램의 경우 차량 바닥이 지면과 수평으로 돼 있어 어르신, 장애인, 어린이,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타고 내리기에 지극히 편리하다. 게다가 건설 비용은 경전철의 ⅓, 지하철의 1/6에 불과하며, 버스에 비해 대기오염과 소음이 없어 미래의 친환경 신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트램에 대한 보완사항도 고민해야 한다. 먼저 정시성 확보를 위해 트램을 위한 전용차선과 우선 신호 부여 등 도로교통 체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기존 버스 사업자와의 운행 노선 중복이 일어나지 않도록 트램은 간선 운행을, 버스는 지선 운행을 담당하는 등의 트램과 버스 간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버스나 택시, 승용차 등 다른 교통수단 이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교통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무임승차 방지 대책도 필수로 갖춰야 한다. 

트램은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로 무임승차에 취약한 여건을 갖고 있다. 일반 버스의 경우 앞에서 승차해 뒤로 하차하는 체계가 정립돼 있어 버스기사가 승차객의 요금납부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이지만, 트램은 출입구가 트램 모듈마다 설치돼 있어 일일이 확인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트램 승차객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요금징수 체계를 검토해야 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유도할 수 있는 활동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현실에 맞는 세심한 시스템 선정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도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언덕이 많고, 계절별 온도차가 심한 등 외국에 비해 고유의 지역적 특색을 갖고 있다. 현재 트램의 상당수가 기후가 온화하고 평지가 많은 유럽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는데, 이들 지역에서 운행되는 모델을 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할 경우,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살린 모델 도입과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기본계획 용역 발주로 인해 동탄 트램에 대한 지방정부 및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본 계획보다 향후 트램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실행계획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제는 기쁨은 잠시 뒤로하고,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어떻게 적자폭을 줄이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트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민관이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경기도 역시 성공적인 트램 시대를 열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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