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 겪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활기찬 복무 의욕을 증진해 병역이행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인천병무청이 지난 10월 마련한 ‘사회복무요원 힐링캠프’. <인천병무청 제공>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 겪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활기찬 복무 의욕을 증진해 병역이행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인천병무청이 지난 10월 마련한 ‘사회복무요원 힐링캠프’. <인천병무청 제공>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의 복무 실태를 조사하고 업무 재배치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일선 복무지도관이 인력난과 병역제도의 맹점 때문에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

15일 인천·부천지역 복무지도관들에 따르면 인천병무청에는 총 6천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이 소속돼 있지만, 이들의 복무 상태를 평가하고 부실 복무를 막기 위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복무지도관은 겨우 9명에 불과하다. 복무지도관 1명당 700∼900명을 떠맡고 있는 셈이다.

복무지도관은 인천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 공공기관으로 배치된 6천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신체적·정신적 문제로 현역병 판정을 받지 못했거나 군 복무 중 부적합 결정이 난 청년)들이 복지시설, 지방자치단체, 공사·공단 등에서 복무를 잘 하고 있는지, 애로사항은 없는지를 점검한다.

이 과정에서 업무에 불만이 있는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은 복무지도관을 상대로 화풀이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부평구에 있는 한 기관에서는 20대 사회복무요원이 지자체로 재배치를 요구하며 50대 복무지도관을 사무실에 가둬 놓고 협박하는 일이 있었고, 몇 달 전에는 미추홀구의 한 기관에서 행정직으로 업무 전환을 요구하는 사회복무요원이 흉기로 복무지도관을 위협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무지도관들은 이 같은 돌발 상황이 정신질환으로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은 ‘정신과 4급 사회복무요원’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고 지적한다. 인천병무청 소속 복무지도관 1명당 정신질환 사회복무요원 30∼50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질환 자원의 경우 근무지·근무 형태에 제한이 많아서 본인이 3년간 사회복무를 자발적으로 신청하지 않으면 통상 4년째는 병역의무가 면제(소집해제)된다. 하지만 이 기간이 길고 병역면제가 갖는 사회적 선입견이 크기 때문에 상당수 정신질환 병역자원들이 공익근무를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에서 일하는 한 복무지도관은 "관할 지역당 매년 8∼10명 정도의 복무 부적합자 판정이 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정신질환 사회복무요원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일하는 한 복무지도관은 "정신질환 병역자원은 치료에 집중하는 게 맞다"며 "관련법을 개정해 사회복무를 신청하더라도 적격심사를 강화해 행정력 낭비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국 기자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