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은 왜 남북관계 개선에 소극적으로 임할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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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은 왜 남북관계 개선에 소극적으로 임할까?(2)
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 기호일보
  • 승인 2019.12.17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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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최근 북한이 남북한 관계 개선에 매우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 보다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지난해 잇따라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도출한 일련의 합의에 따라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채널은 외형상 살아있지만, 통미봉남(通美封南)이란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만큼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돼 있는 가운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원색적 비난’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남북관계가 기나긴 반목과 갈등, 불신과 대결의 국면을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커져갔으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북한 측은 우리 측의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접촉·대화 제의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가 하면, 북미협상 등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남한’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가운데 남북한 관계 전반을 중단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당국자’라는 호칭을 써가면서 대남비방을 자제해 오던 북한이 지난 5월부터 미사일·방사포 등 신무기 시험발사를 무려 13회에 걸쳐 시도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뻔뻔한 사람, 세게 웃기는 사람" 등으로 비난하더니, 급기야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서는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노릇"이라 비난했다.

급기야 부산 아세안정상회의(11.25∼27)와 관련해서는 조선중앙통신(11.21자)를 통해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위원장께서 특별수뇌자회의에 참석해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친서를 보내왔다"고 운을 떼면서 "못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왔다"고 내막(內幕)을 밝혔다.

그것도 대통령친서에 상응하는 채널 대신 관영매체 보도문으로 우리 측의 제안에 크나큰 결례(缺禮)를 저지르면서 "일이 잘 되려면 때와 장소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다분히 훈계조로 마무리하는 가운데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과 죄스러운 마음으로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도 모자랄 판국"이라 힐난하기까지 했다.

이 밖에도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12.2)를 통해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서 남조선 당국이 케케묵은 외세의존 정책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민족적 수치를 자아내는 쓸개 빠진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자면 민족 내부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외세가 아니라 철두철미 우리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따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북한은 왜 이렇듯 단순한 몽니 차원을 넘어 우리 당국에 대해 원색적 표현을 써가면서 남북관계를 파탄의 국면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최고존엄’으로 마치 신(神)처럼 숭상(崇尙)받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월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60여 년 전인 1958년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가운데 4천500여 ㎞의 노정(路程)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참담하게 나타났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 길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북미관계 개선의 중재자 겸 촉진자 역할"을 자임(自任)했던 문대통령으로부터 제안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영변핵시설 폐기 카드가 미국으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채 결렬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엄청난 무시(無視)를 당했다는 자괴(自愧)감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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