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송인 유재석이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변신하면서 발표한 노래 ‘사랑의 재개발’이 세간의 화제다. 내용인 즉, 사랑하는 이에게 재개발이란 비유법을 통해 모든 것을 다시 뒤엎고, 오직 나를 사랑해 달라는 뜻이다. 

여기서 ‘재개발사업’은 정비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할 목적으로 국가가 구역을 지정, 시행하는 사업이다. 재개발조합은 해당지역 주민의 재산을 책임지는 한편, 공익 목적의 사업을 진행하기에 공공기관에 준하는 책임을 갖는다. 

최근 수원지역이 재개발 신규 아파트 분양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요즘 현장을 다니다 보면 말 그대로 ‘청약광풍’이 불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하지만 신혼, 장애인 등 특별분양 가구가 아니면 청약통장 점수가 낮은 청약자들은 아파트 분양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 이달 초 분양한 안양 아르테자이와 안산 e편한세상 초지역 센트럴포레의 평균 청약당첨가점은 각각 59.61점, 59.82점으로 나타났다. 커트라인 기준인 청약점수 59점은 무주택기간 15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17점)을 채우고 부양가족이 1명일 경우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산술적으로도 부양가족이 3명 이상 되지 않는 이상 사실상 1∼2가구에게는 불가능한 점수인 셈이다.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청약제도 개편 후폭풍으로 안양과 안산에서 분양된 단지도 평균 당첨가점이 60점에 육박하면서 도내 역시 서울 못지않은 청약점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문재인 정부는 18번째 부동산 안정화대책을 발표했다. 15억 넘는 아파트 구입 땐 대출 금지되는 등 초고강도 강화책이다. 두고 봐야겠지만 공염불이 안 되길 바란다. 

청약당첨을 꿈꾸는 이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단지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되지 않을는지. 부디 이번 부동산 정책이 흔한 노래말처럼 "싹 다 갈아엎고" 싶은 심정이 되지 않도록  더욱더 세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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