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화성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명칭이 비로소 진범으로 밝혀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변경됐다. 이로써 역대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으로 기록돼 있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 1986년 1차 사건 발생 33년 만에 베일을 벗게 돼 화성시의 부정적 이미지가 이제야 쇄신되는 계기가 됐다. 화성시민은 이 사건에 ‘화성’이라는 지명이 붙은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지역 전체가 안전하지 않은 도시로 낙인찍힌다는 이유에서다. 화성시는 방범용 CCTV가 타지역보다 많이 설치됐고, 특히 신도시 주변으로 강력범죄 발생 건수도 낮은 편이어서 비교적 안전한 도시에 속하는데도 매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체감 안전도’ 조사에서는 도내에서도 최하위에 속했다. 

또 화성연쇄살인 사건이라는 명칭 때문에 시민들이 막연하게 불안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여기에 살인의 추억 영화가 개봉했을 때나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언론 보도가 있을 때마다 화성시청으로 항의 전화가 걸려오는 일도 다반사였다. 특히 10여 년 전만 해도 항간에서 화성시로 이사갈 경우 ‘화성에 죽으러 가는 것’이라는 농담 섞인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 같은 농담은 30여 년 불명예를 안고 살아온 화성시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사건의 진범은 무려 30년 넘게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우리 기억에서 잊혀가는 듯했으나, 올해 중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화성시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쳐졌다. 이제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명칭이 변경돼 다행이다. 화성시의회가 사건명 변경 요청서를 접수함에 따라 사건 명칭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화성시와 시민은 위험하고 불안한 도시, 낙후된 도시에서 산다는 불명예로 인한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에 따른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5년 연속 지역안전지수 범죄분야 2등급, 도시 경쟁력 평가 3년 연속 전국 1위, 재정자립도 전국 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해 안전한 도시로 면모하고 있다. 이제 사건이 지명을 탈피해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변경됨에 따라 화성시는 이로 인한 지명적 피해에서 벗어나 전국 최고로 기분 좋은 변화 속에 행복 화성으로서의 도시로 부각되고 비로소 시민이 안전한 도시로 거듭 태어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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