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가 영화 촬영 스튜디오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촬영지로 인기가 높아 매년 영상물 촬영 횟수가 증가하면서 스튜디오 건립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부지 마련 등 걸림돌이 많아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시와 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촬영한 영상물은 총 138편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2015년 93편, 2016년 103편, 2017년 118편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영상물 수가 늘어나면서 촬영 횟수도 동반 상승했다. 2015년 282회차, 2016년 352회차, 2017년 362회차, 2018년 500회차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도 인천은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광고 등의 촬영지로 인기를 끌었다. 매달 수십 편의 작품 촬영이 이뤄졌다. 적게는 17편, 많게는 34편이 매달 진행됐다. 정유미·공유 주연의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마동석·박정민 주연의 영화 ‘시동’, 박보검·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남자친구’, 아이유·여진구 주연의 드라마 ‘호텔 델루나’ 등이 인천지역 곳곳에서 촬영됐다.

시는 이처럼 영상물 촬영이 급증하자 지역 영상산업 육성 차원에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과 계양구 계양경기장 등을 촬영 스튜디오 건립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방송국이 밀집해 있는 서울 상암동과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해당 경기장들을 촬영 스튜디오로 활용할 경우 체육시설 기능 훼손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아시아드주경기장 내 유휴 부지에 촬영 스튜디오를 만들면 경기장 주출입구를 막을 수 있어 각종 행사 개최 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또 촬영 스튜디오 조성에는 최소 2개 동 이상의 시설이 필요한데 1개 동당 건립 비용이 60억 원에 달해 재정 부담도 큰 데다, 타 지역 일부 촬영 스튜디오는 운영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가 건립사업 추진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촬영 스튜디오를 짓게 되면 수십 년간 사용기간을 보장해 줘야 해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양주 종합영화촬영소가 부산으로 이전해 수도권 촬영 수요를 인천이 선점하자는 취지에서 촬영 스튜디오 건립을 추진했으나 어려움이 많다"며 "내년 3월 영화 촬영 스튜디오 건립에 따른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가 나오면 추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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