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유수지·바다 잇는 새 물길 따라 인천 휘감는 시민쉼터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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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유수지·바다 잇는 새 물길 따라 인천 휘감는 시민쉼터로 거듭난다
9. 수변공간 미래 그리다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9.12.20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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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인천의 하천 모습은 어떨까. 그동안 10년은 하수구 같았던 하천을 그럭저럭 하천 모습으로 단장한 것에 불과했다. 앞으로의 10년은 문화를 머금은 하천으로 새롭게 변모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10여 년 전 인천시가 내놓았던 ‘인천 하천마스터플랜(2008년)’, ‘어진내(仁川) 300리 물길투어 조성 프로젝트(2010년)’ 등 대규모 하천 살리기 프로젝트는 돈이 없다는 핑계로 조용히 사라지거나 통째로 휴지통에 들어갔다. 하천마스터플랜은 지방하천 19개를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테마하천으로 복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진내 300리는 120㎞의 물길을 색깔 있는 공간으로 새로 단장한다는 복안이었다. 

학익유수지(용현갯골수로) 상부.
학익유수지(용현갯골수로) 상부.

‘테마하천’과 ‘색깔 있는 공간’은 둘 다 수변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뜻이다. 두 프로젝트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차이는 유수지를 프로젝트에 포함시켰는지 여부다. 하천마스터플랜은 유수지가 빠졌고, 어진내 300리는 일부 유수지를 하천과 연결하기로 돼 있었다. 어진내 300리는 갯골수로~송도북측지~남동유수지~승기천~소래~장수천 간 40㎞에 이르는 물길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시는 올해 인천교유수지, 석남유수지, 학익유수지, 남동1·2유수지, 삼산유수지 등 6개소의 기본(활용)계획을 세웠다. 친수공간, 체육시설, 산책로, 문화센터, 임대주택 등 다양한 유수지 활용계획이 나왔다. 유수지 활용계획을 하천마스터플랜, 어진내 300리 등 기존 프로젝트에 잘 꿴다면 인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하천과 유수지, 바다를 잇는 인천의 새로운 물길은 내항 8부두를 중심으로 한 MWM(Marine&Harbour·Walking&Tour·Museum&Art) City를 축으로 북서쪽으로 만석화수부두, 남쪽으로 용현갯골수로까지 뻗어 나가야 한다. 학익유수지(용현갯골수로)에서 DCRE 도시개발사업 부지 통로 등을 거쳐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와 연결해 남동유수지까지 뻗어 가나는 것이 가장 큰 축이다. 이어 소래포구, 배곧, 소래습지생태공원, 인천대공원까지 이어지는 물길이다.

이 물길은 다시 삼산유수지와 이어져 결국 인천 전체를 휘감는 수변공간과 둘레길이 생긴다. 삼산유수지까지 이어진 새 물길은 위로는 서부간선수로와 연결하고, 굴포천이 줄기 역할을 해 준다면 석남유수지에서 인천교유수지까지 이어져 수변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나아가 만석화수부두까지 둘레길을 잇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남동1유수지는 843억4천만 원을 들여 수질 개선과 유수지 방재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유수지 전체 준설을 실행한다. 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등 철새 보호를 위한 친수공간(저어새 생태학습장, 습지 및 수로 등)을 조성한다. 남동2유수지는 2천316억6천300만 원을 들여 전체 복개 후 1단계 광장·주차장, 2단계 농구·축구장, 3단계 주차장·광장·복합문화센터·조경부지·기숙사 등을 만들 계획이다.

학익유수지는 활용계획이 둘이다. 1안은 전체 복개 후 복합문화시설, 체육시설,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 펌프장 동측 주차장은 고정식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총 공사비는 5천768억8천900만 원이다. 2안은 부분 복개 후 복합문화시설, 실내체육시설, 주차장 등을 짓는다. 펌프장 동측 주차장 태양광 발전시설은 같다. 총 공사비는 1천14억2천700만 원이다.

삼산유수지 활용계획 1안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전체 복개 후 스포츠센터와 복합문화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437억4천만 원이다. 2안은 부분 복개 후 스포츠센터와 복합문화센터를 짓고 유수지 하상 재정비 후 야외 트랙,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야외체육시설과 녹지를 짓는다. 총 공사비는 276억700만 원이다. 삼산유수지에는 현재 펌프장 근처에 맹꽁이가 서식 중으로, 유수지 활용 시행 전 대체 서식지 조성 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인천교유수지 전경 <기호일보 DB>
인천교유수지 전경 <기호일보 DB>

석남유수지는 하류부에 캔틸레버 교량을 설치해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차집관거 공사 후 건천화된 유수지 하상을 재정비(포장 등)해 산책로 등 친수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375천7천400만 원이다. 인천교유수지는 가좌하수처리수 해상 방류 후 건천화된 유수지를 준설해 하상에 농구·축구장 등 야외체육시설, 광장 및 휴게시설을 설치한다. 총 공사비는 1천155억9천100만 원이다.

하천, 유수지, 바다를 잇는 새 물길과 둘레길은 앞서 프로젝트들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하천마스터플랜은 단기로 1천180억 원을 들여 계양천(계양1동~검단3동 간 3.6㎞) 등 인천시내 3개 하천을 친수하천으로 조성할 방침이었다. 중기로 1천930억 원을 투입해 악취와 해충 등으로 고통받는 미복개 목수천(길이 25m, 폭 13.5m)과 굴포천 지류(길이 218m, 폭 20m)에 오·폐수 유입을 막는 차집관로를 설치하고 둔치는 녹지대로 조성할 예정이었다.

장기는 콘크리트로 덮여 물길조차 알 수 없는 동구 수문통을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옛 모습으로 복원시킨다는 엄청난 계획을 세웠다. 또 생활하수로 더럽혀진 채 강화시내를 꿰뚫고 지나가는 동락천을 맑은 물이 흐르는 오솔길 하천으로 다시 가꾼다는 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안상수 전 시장이 3선에 실패하면서 하천마스터플랜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진내 300리는 송영길 전 시장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안 돼서였다. 용현갯골수로와 아암도 해안공원을 연결해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돌로 채워진 호안에 갈대와 풀꽃들을 심어 정취를 불어넣는다는 계획이었다. 물길에다 140㎞의 ‘S자’형 인천 녹지축을 얹혀 얘깃거리가 있는 걷고 싶은 숲길과 물길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잡았다. 하지만 말뿐이었고, 어진내 300리 자체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MWM City도 흐지부지됐다. 2020년까지 1조3천64억 원을 투입해 인천역과 동인천역 일대 2.06㎢를 근대역사·예술환경 도시로 새롭게 단장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 중심에는 내항 1·8부두, 워터프런트가 있었다.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의지도 의지지만 결국 돈 때문이었다. 

올해 세운 유수지 활용계획도 각각 수백∼수천억 원이 투입되는데, 박남춘 시장과 민선7기가 기존 프로젝트와 유수지 활용계획을 어떻게 꿰어 보배로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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