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올해 개인적으로 가장 큰 화두는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과연 잘 적응하고 있는가’였다.

질문의 주체는 ‘우리’이지만 이는 ‘나’에게도 던지는 물음이기도 했다.

내 대답은 ‘아니올시다’다. 주변도 비슷할 거라고 짐작된다. 이 질문에 ‘그럭저럭’이나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블룸버그나 루퍼트 머독 등처럼 전 세계를 호령할 미디어 재벌이 될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본다.

그게 아니면 부족한 현실 인식으로 현 세태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류일 공산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새해에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를 생각하면 불안감부터 든다. 나 자신도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언론계 역시 판이 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종이신문과 방송으로 불리는 기성매체는 뉴스를 공급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고 텔레비전을 본다. 종이신문 한 장씩 넘겨서 기사를 보는 구독자를 찾기가 어렵다.

방송 채널도 무한대로 늘어났다.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전 세계 인구에게 제공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갖춰졌다. 이들은 시청자와 소통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전통적으로 종이신문과 방송국만이 지녔던 권위와 희소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용자들까지 빠른 속도로 빼앗기고 있다.

문제는 기성 미디어에서 문제의 본질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사에서 신입과 경력을 불문하고 이직하는 경우를 보면 언론사 규모와 연봉이 높은 데로 옮기는 선·후배 및 동료는 예전보다 줄었다.

대신 기업이나 관공서처럼 동일 업계가 아닌 아예 물이 다른 직업을 택해 언론계를 떠난다. 그들은 왜 떠났을까. 지역언론사의 열악한 처우를 그 이유로 꼽기에는 근래 수년 동안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미루어 짐작해보면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언론산업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10년 뒤에 어떠한 모습의 기자로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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