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으로만 배웠던 다양한 식물 직접 체험해보니 이해가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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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으로만 배웠던 다양한 식물 직접 체험해보니 이해가 쏙쏙
광주 식물육종 꿈의학교
  • 전승표 기자
  • 승인 2019.12.2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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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식물들과 함께 저의 꿈도 함께 자라나는 듯해요."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쌀이 벼에서 수확되는지도, 수박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접목(접붙이기)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 여러 식물들이 어떻게 자라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사는 곳 주변 어디서나 농사를 짓는 풍경을 쉽게 접하던 과거와 달리 체험학습 등을 통해 직접 식물을 재배하는 곳을 방문하지 않으면 이 같은 모습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이 전부인 아이들도 많다.

이처럼 과거와 다른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직접 식물을 키워 보는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청소년의 미래 직업으로 추천하기 위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스스로 하고 싶은 것과 배우고 싶은 것 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학생과 학교 및 마을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경기도교육청의 ‘경기꿈의학교’를 통해서다.

올해 도내에서 운영 중인 1천908개 경기꿈의학교 가운데 ‘식물육종’을 주제로 광주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광주 식물육종 꿈의학교’는 올해로 운영 2년 차를 맞으며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직접 키운 고구마를 수확 중인 아이들.
직접 키운 고구마를 수확 중인 아이들.

# 전문가와 함께 하는 꿈의학교

‘식물육종’이란 다양한 육종법을 이용해 새로운 형태와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 향상 및 저장·가공의 편리성 향상 등 기존 식물을 보다 우수한 품종으로 개량하는 과정을 말한다.

지난해 ‘꽃들에게 희망을, 청소년을 미래로’를 주제로 개강한 식물육종 꿈의학교는 광주시 초월읍 서하리에서 직접 ‘서하육종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국내 민간 육종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김경숙 식물생리학 박사의 아이디어로 문을 열었다.

김경숙 박사는 "학교 수업이 경험의 전부인 아이들에게 전문가가 나서서 다양한 식물과 식물육종 분야를 알리고, 진로 탐색에도 도움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꿈의학교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식물육종 꿈의학교의 개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아무리 전문가라도 고정관념으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며 "순수한 아이들의 시각으로 여러 식물들의 개선점에 대해 함께 논의하며 신품종을 개발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도 찾을 수 있고, 아이들의 성취감도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식물육종이 낯선 아이들을 위해 식물육종 꿈의학교는 박과 작물과 가짓과 작물을 비롯해 국화과 작물과 배춧과 작물 등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초본성(草本性) 식물을 위주로 식물육종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화 조절을 위한 접목은 물론 다양한 접목 실습을 통해 식물의 생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한다.

올해 수업 마지막날 수료식을 마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수업 마지막날 수료식을 마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박사는 식물육종 꿈의학교를 통해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해당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 박사는 "오랜 시간 식물육종 분야에 대해 연구해 왔지만 기본적인 시설 구축부터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특히 현재 종자 분야는 세계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종자 관리에 대한 인식이 늦어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 외국 종자가 재배되고 있어 로열티 명목으로 상당한 외화가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개발한 신품종을 지역 농가에 보급하면 농가소득도 증대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 나아가 수출이 이뤄질 경우 국위 선양을 비롯해 외화벌이 등 국내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식물육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빠진 아이들

광주시 초월읍 경안천변 일대에 늘어서 있는 비닐하우스 단지 내에 위치한 식물육종 꿈의학교 교육실에서는 올해 식물육종 꿈의학교에 참여한 성남·광주지역 초·중·고교생 22명이 김경숙 박사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올해 수강을 신청한 아이들은 지난해 18명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으로, 이들 가운데에는 지난해 식물육종 꿈의학교에 참여했던 아이들도 여럿이다.

이날 김 박사는 자신이 직접 방문했던 미국의 한 육종연구소에서 실시 중인 종자 관리 방법과 이를 통해 가공된 종자(제품)가 어떤 식으로 육성되고 있는지 등과 ‘피튜니아’ 꽃의 품종이 개량된 배경과 개량 이후의 변화 등을 설명하는 등 아이들이 보다 쉽게 식물육종 분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비록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교육실이었지만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쉬는 시간에도 저마다 궁금한 점을 연신 질문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이 같은 수업 분위기 때문인지 식물육종 또는 생명공학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는 아이들도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참여하고 있다는 성시현(성남 야탑중 1년)군은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농사 등 식물이나 작물을 키워 보는 일을 직접 해 볼 수 있어 힘들 때도 있지만 보람이 커 올해도 식물육종 꿈의학교에 수강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성 군은 "꿈의학교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막연하게 생명공학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꿈의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DNA 분야에 관심이 생기는 등 앞으로 생명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며 "앞으로도 참여가 가능한 한 계속해서 식물육종 꿈의학교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시화(광주 경화여중 1년)양은 "식물육종 꿈의학교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식물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멘델의 유전법칙’ 등 여러 이론에 대한 실습과 체험이 이뤄지다 보니 이해가 쉬워 수강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무엇보다 단순히 이과 계통의 진로만 생각해 왔는데 꿈의학교를 통해 생명공학 쪽에 관심이 생겨 기쁘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물육종 꿈의학교 수업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통환경이 열악한 교육장까지 자녀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수업 내용이 유익하고 재미있어 함께 수업을 듣게 됐다고 전했다.

조시화 양의 아버지 조상훈 씨는 "식물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인데, 전문가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질적으로 다르고 이론과 실습을 골고루 겸비한 수업 내용으로 인해 어른들이 들어도 재미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농업의 과학화와 치열한 종자전쟁 등에 대한 내용은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지식으로, 문제의식마저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식물육종 분야를 직업으로 삼지 않는다고 해도 교양 차원에서라도 큰 도움이 될 만한 수업이다"라고 칭찬했다.

김 박사는 "교육청에서 지원받는 예산의 규모가 크지 않아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아이들이 수업을 잘 따라와 주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며 "매년 발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식물육종 분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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