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용인플랫폼시티’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됨에 따라 용인시를 비롯해 인근 수도권 남부 지역까지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기도시공사의 2020년 대표 사업으로 추진될 용인플랫폼시티 사업은 총 사업비(조성원가 기준) 5조9천646억 원을 투입해 용인시 기흥구 보정·마북·신갈동 일원 275만7천㎡에 첨단산업과 상업, 주거, 문화·복지 공간이 어우러진 복합 자족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만 축구장 386배에 이르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향후 경기도시공사가 최대 현금 소요액(5조58억 원)의 95%인 4조7천555억 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5%(2천503억 원)는 용인도시공사가 분담한다.

경기도는 경기도시공사, 용인시, 용인도시공사와 함께 2021년 12월까지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022년 3월 착공해 2025년 12월 완공할 계획이다.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마북동, 신갈동 일원의 용인플랫폼시티 예정지.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마북동, 신갈동 일원의 용인플랫폼시티 예정지.

# 용인플랫폼시티 사업이 갖는 의미

총 사업비 6조 원 규모의 용인플랫폼시티 조성사업은 정부의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올 5월 7일 발표한 대규모 신규 택지 발표지구 중 중규모 택지에 해당한다.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울용인고속도로 등과 연접해 도로 여건이 우수하고 대상지 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용인역이 2023년 개통 예정이다.

또 분당선 구성역이 위치하고 있어 지역적·광역적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으로, 교통편의성이 뛰어난 자족도시 개발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종합적 판단 결과 용인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은 ‘보통’으로 평가됐으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전국적으로 생산 유발 효과 1조2천720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4천140억 원, 소득 유발 효과 2천533억 원, 고용 유발 효과 7천515명 등으로 예측됐다.

이 중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 유발 효과 7천640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2천739억 원, 소득 유발 효과 1천898억 원, 고용 유발 효과 5천446명 등 도 경제에 주는 영향이 절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 용인플랫폼시티 사업의 추진 경위

이처럼 경기남부권의 향후 랜드마크로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용인플랫폼시티 사업은 2018년 3월 경기도시공사가 용인시에 사업 참여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용인시가 같은 해 4월 개발 대상 지역을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고시하면서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용인시는 그해 9월 경기도시공사에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하겠다는 동의 의사를 전달했으며, 용인플랫폼시티 건설계획이 포함된 ‘2035 용인시 도시기본계획’이 경기도에서 통과되면서 용인플랫폼시티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올해 들어서는 3월부터 지방공기업평가원에 의뢰해 사업타당성 검토가 진행됐으며, 5월 국토교통부의 3차 신규 택지 대상지로 지정됐다. 또 같은 달에는 경기도와 용인시, 경기도시공사와 용인도시공사가 용인플랫폼시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업무협약식을 통해 "용인플랫폼시티를 체계적으로 잘 개발해서 기반시설도 충분히 확보하고 초과 불로소득은 용인시민, 경기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유용하게 썼으면 한다"며 "각별히 신경 쓰고 관심을 가져 다른 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백군기 용인시장도 "그동안 용인시가 난개발로 고생했는데, 플랫폼시티는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진행할 것"이라며 "광역교통 개선대책도 마련하고 우수 기업도 유치해 자족 기반을 갖춘 도시로 개발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용인플랫폼시티 위치도.
용인플랫폼시티 위치도.

# 용인플랫폼시티 조성의 기대효과

용인플랫폼시티 조성 대상지는 주변에 녹십자, 일양약품 등 대형 제약사 본사와 제조·연구개발(R&D) 시설이 분포해 있고, 인근 마북연구단지(R&D)에는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연구소 등 9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어 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용인시는 플랫폼시티를 2만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지식 기반 첨단산업과 상업, 업무, 광역교통 및 환승체계, 환경친화적 명품 주거단지가 함께 하는 자족도시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올 초 SK하이닉스 입주가 확정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용인플랫폼시티 조성사업은 경기도의 대표적 난개발 지역인 용인시에서 진행되는 체계적인 공공 주도의 개발이라는 점에서 지역주민은 물론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용인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적정 규모의 기반시설과 교통대책 없이 개발이익만을 추구하는 민간 주도의 개발이 추진되면서 난개발이 극심한 지역으로 꼽혀 왔다.

경기도시공사는 용인플랫폼시티 조성사업으로 단지 조성 단계에 약 2만4천 명의 고용 유발 효과와 더불어 입주가 시작되는 2025년께는 상근종사자 수가 4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용인플랫폼시티가 도를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지로 만들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시너지

용인플랫폼시티 조성 예정지인 기흥구 보정동과 마북동·신갈동 일원에서 약 23㎞ 떨어진 원삼면에는 122조 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용인플랫폼시티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계획을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용인지역의 반도체 생산 능력 향상은 기존 도내 반도체 시설과 합쳐져 일명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성,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을 주도할 지역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현재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와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가 포진한 상태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는 10개 라인에 4만1천 명, 평택캠퍼스에는 1개 라인 4천 명,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는 2개 라인에 1만8천 명이 종사하고 있다.

여기에 조성이 확정된 SK하이닉스의 용인, 내년 3월 가동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2기 라인, SK하이닉스 이천 M16까지 가동에 들어가면 최대 19개 라인에 8만4천 명이 일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반도체 생산기지인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가 탄생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도-경기도시공사-용인시-용인도시공사 간 용인플랫폼시티 조성 업무협약식.
지난 5월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도-경기도시공사-용인시-용인도시공사 간 용인플랫폼시티 조성 업무협약식.

# 용인플랫폼시티의 과제

지난 10월까지 진행된 사업타당성 검토에서 용인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은 ‘보통’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제적 타당성은 다소 미흡이며, 현재 가치 기준으로 총비용은 9조5천750억 원, 총편익은 8조3천539억 원으로 실제로는 ‘마이너스’에 해당하는 사업이라는 분석이다.

재무적 타당성은 보통으로 분석됐지만 분양가 인상, 투자비 증가, 분양률 감소 등 사업환경 여건이 당초 계획보다 악화될 경우 재무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및 여건의 변화에 적절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업지 내 주택은 총 1만1천151가구(2만6천126명), 지원시설용지는 44만㎡(15.99%)를 공급할 계획으로 양호한 주거환경과 자족도시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지만, 3기 신도시 택지들의 대규모 계획물량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공급될 예정이라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3기 신도시와 상호 경쟁 물량이 작용할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시기 조정과 차별화된 공급계획이 요구된다.

이 밖에 최근 경기남부권을 서울강남권과 연계하는 사업들이 서울로 경제력만 유입되는 빨대 효과가 유발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지원시설, 상업·업무·주상복합용지 비율에 대한 검토와 공실률을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사업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사진= <용인시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