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32)이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 속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천만 달러에 입단 합의했다. 옵트 아웃(일정한 조건을 채우면 기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조항)은 없고,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이 포함된 계약이다. 류현진은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7년간 정들었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애초 류현진은 익숙한 캘리포니아 지역팀을 선호했다. 미국 원정경기마다 국경을 넘어야 하는 캐나다 연고팀인 토론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토론토의 적극적인 구애로 마음을 돌렸다.

류현진은 2013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다. KBO리그(한화 이글스)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사례로 6년 3천600만 달러에 사인했다. 2018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얻고 다저스가 제시한 퀄리파잉오퍼(QO·원 소속구단이 FA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주는 조건으로 1년 계약을 맺는 제도)를 받아들여 1년 1천79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올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그의 빅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54승33패, 평균자책점 2.98이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FA 최대 규모 계약은 2013년 12월 22일 추신수와 텍사스 레인저스 간 7년 1억3천만 달러다. 한국인 투수 FA 최대 규모 계약은 2001년 12월 21일 박찬호와 텍사스 간 5년 6천500만 달러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 FA 최대 규모 계약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또한 연평균 2천만 달러로 1천857만 달러의 추신수를 넘어 한국인 FA 연평균 최고액 기록까지 세웠다. 토론토 구단으로만 봐도 베론 웰스(7년 1억2천600만 달러), 러셀 마틴(5년 8천20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FA 계약이다.

류현진이 입단하게 될 토론토는 빅리그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캐나다가 연고지다. 일본과 미국에서 뛰고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 오승환(37)이 2018년 전반기를 뛴 팀으로도 알려졌다. 팀명인 블루제이(bluejay)는 등의 깃털과 갓털이 청색으로 북미 대륙에 서식하는 큰 새를 일컫는다.

1977년 창단한 토론토는 1992∼1993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WS 근처에 가 보지 못했다. 2015∼2016년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다.

토론토는 순위 경쟁이 치열한 곳 중 하나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올해까지 3년째 승률 5할에 못 미쳐 지구 4위에 머물렀다. 최약체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있어 밑바닥까지 추락하진 않았지만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과 지구 우승을 놓고 경쟁하기엔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토론토의 올해 팀 타율은 0.236로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 꼴찌였다. 팀 홈런은 247개로 리그 5번째로 많았지만 팀 득점은 리그 12위(726점)였고 팀 평균자책점은 4.79로 8위였다.

올 시즌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아 ‘오프너’(불펜투수를 가장 먼저 던지는 투수로 내세우는 전략) 전략을 애용했고, 21명이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1선발 류현진을 영입하고 우완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 등을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원활하게 마운드를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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