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 열린책들 / 1만8천 원

책 「배움의 발견」은 열여섯 살까지 학교에 가 본 적 없던 소녀가 케임브리지 박사가 되기까지의 남다른 배움의 여정을 다룬다.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는 1986년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모르몬교 근본주의자였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 때문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타라의 가족은 주류사회로부터 너무나 고립된 상태로 살았고, 이 때문에 자녀들은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도, 가족 간 은밀한 학대에도 그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타라가 처음 교실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열일곱 살이었다. 대학에 들어간 셋째 오빠가 집에 돌아와서 산 너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자 타라는 새로운 인생을 향해 발걸음을 떼겠다고 결심했다. 열여섯 살이던 타라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대입자격시험(ACT)에 필요한 과목들을 독학했고, 기적처럼 브리검영 대학에 합격했다. 

 타라의 대학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녀는 기초교육과정을 모두 건너뛴 채로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에 기초지식이 부족했다. 수강 신청하는 법, 처음 치르는 쪽지 시험, 미술 교과서는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라고 나눠 준 그림책이 아니라 그림 밑의 캡션도 읽어야 한다는 것도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다. 

 새롭게 경험한 대학은 아버지의 입을 통해 들은 세상과 너무나 달랐다. 아버지의 왜곡된 신념 때문에 자신과 가족들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 왔는지 깨닫고 깊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다. 타라는 아버지가 기른 그 옛날 소녀와 배움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지금의 나가 공존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배움을 향한 열정은 타라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 줬고, 그녀는 바다와 대륙을 건너 케임브리지와 하버드대학교에 가서 공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가족과 끊어진 삶은 그녀에게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만약 이 책이 시골에서 열여섯 살까지 학교 문턱도 밟아 보지 않았던 소녀가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입지전적 경험을 쓴 비망록이었다면 이만큼 주목받긴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은 한 여성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투쟁의 이야기이다.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는 데 따르는 슬픔에 관한 이야기이며, 가족과의 연결고리를 잃지 않고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담은 이야기이다. 타라에게 배움은 단순히 좋은 대학에서 학위를 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고 더 넓게 보는 눈을 뜨고 자신을 재발견하는 일이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타라와 함께 부끄러워하고, 아파하고, 기뻐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추나무 도장
최영희 / 맑은샘 / 1만2천 원

금강의 한 언저리에는 곰나루가 있다. 곰나루에는 슬픈 곰의 전설이 서려 있다. 산속에 살던 곰이 뱃사공 청년을 흠모해 결혼하게 됐고 아이를 두 명 낳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어느 날 뱃사공이 몰래 도망가자 절규하고 슬퍼하다 강물에 빠져 죽게 됐다는 애절한 사연이 전해진다. 곰의 사랑도, 곰의 절규도 금강을 타고 흘러갔다. 

책 「대추나무 도장」은 곰나루를 배경으로 한 훈이와 명이의 가슴 따뜻한 우정을 그린 동화다. 엄마가 없는 명이와 그런 명이를 누구보다 이해하며 챙겨주는 훈이, 그리고 곰이 처녀가 돼 청년을 사랑하게 됐다는 곰나루의 슬픈 전설이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최영희는 고요한 강물 속에 차곡차곡 잠겨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꿰어냈다. 묻혀 있던 곰의 슬픈 사랑을 세상에 선보이면서 곰의 슬픔이 사람들의 마음을 통해 승천할 것을 기대했다. 이 이야기 속에서는 우정과 배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 작품은 2019년 공주시 양서출판지원공모사업 당선작이다. 

통계의 거짓말
게르트 보스바흐 / 지브레인 / 1만5천 원

현대사회에서 통계는 객관성과 전문성을 상징한다. 그래프와 수치, 백분율은 모든 논리를 잠재우는 마법의 그림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정치가, 언론, 기업들이 수치를 제시할 때면 ‘우선 의심부터 하라!’고 말한다. 단 하나의 기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통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통계의 거짓말」은 기준과 상대적·절대적 가치, 인과관계(원인과 결과), 표본 추출 방식 등으로 180도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알려 준다. 

노동자나 회사원의 임금, 학자금 대출 등과 관련해 비슷한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모두들 물가상승률에 대한 언급은 쏙 뺀 채 월급이 얼마나 올랐는지만 얘기하고, 인상된 등록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체하면서 학자금을 얼마나 더 빌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조사된 수치가 한두 가지 기준을 바꿈으로써 어떻게 조작되고 확대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이뤄지는 수치 조작이 사회구성원 간 연대의식을 허물고,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이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며, 사회적 약자들 사이의 분열을 조성한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급속도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일부 계층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이기적인 거짓말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분석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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