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연의를 읽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도원결의(桃園結義)라는 미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 

유비와 관우, 장비가 복숭아꽃이 만발한 후원에서 의형제를 맺고 죽을 때까지 의리를 지켰다는 고사라는 점. 유비 삼형제가 결의형제를 맺을 때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기를 원하오니 황천후토는 우리 마음을 굽어 살피소서. 만일 의리를 저버리거나 은혜를 잊는다면 하늘이여 세상이여 마땅히 죽이소서’라는 맹세를 한다. 참으로 무서운 약속이고 맹세다. 

세상이 잘 굴러갈 때도 인간사는 배신과 속된 말로 뒤통수를 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세상이 어지러워지고 인심이 각박해지면 배신을 밥 먹듯 한다. 삼국지 무대에서 배신의 심벌은 단연 여포다. 

천하를 진동할 만한 절륜무쌍의 용맹을 지니고도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져 의부를 죽이는 일을 서슴없이 행했다. 

모시던 주군을 버리고 새로운 주군을 찾아가는 경우는 마치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던 시대에 마치 조폭 이상의 결의를 하고 진정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는 유비·관우·장비의 행위는 마땅히 칭송 받을 만하다. 

우리 정치사에서도 흔한 일이 아닌 걸 보면 더욱 느낌이 절실해진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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