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환경청은 국제멸종위기조류인 저어새 보호를 위해 인천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에 야생동물 침입 방지시설을 설치한다고 29일 밝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저어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 category) 위기(EN, Endangered)의 범주로 평가하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로 국제 저어새 동시조사(The International Black-faced Spoonbill Census 2018) 결과 전 세계 저어새 개체군은 3천941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홍콩조류협회, Hong Kong Bird Watching Society 2018)됐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저어새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 무인도와 중국 동부의 무인도로 알려져 있다.

남동유수지 인공섬 저어새 번식은 2009년부터 시작해 2017년까지 번식둥지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며, 알 품기나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과정의 큰 변화가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178둥지에서 번식을 진행하고 28둥지에서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난 46마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실패했다. 

올해에는 220둥지에서 번식을 진행했으나, 알 품기와 새끼 기르는 중에 너구리가 침입 번식지 교란이 일어난 것이 확인되어 섬에 침입한 너구리 5마리를 포획 이주시켰지만 정상적인 번식을 이어가지 못했으며, 너구리 침입 이전 이른 봄에 번식한 15마리만이 살아남아 둥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환경부는 정부혁신 방침에 따라 국립생태원, 저어새네트워크, 물새네트워크, 인천광역시, 남동구청 등 전문가와 시민, 자치단체 관계자와 공동으로 인공섬 저어새 번식지에 대한 긴급 보호방안을 마련했으며, 인공섬에 너구리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안전망 및 전기목책기를 설치해 저어새 번식지 교란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지속적인 관찰(monitoring)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종원 한강유역환경청장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도심 내에 위치한 인공섬에서 번식하는 것은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안정적인 서식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남=이홍재 기자 hjl@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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