蜀 나라이름 촉/鄙 더러울 비/二 두 이/僧 중 승
蜀(촉)지방의 변두리 산골에 두 스님이 있었다. 한 스님은 가난하고 또 한 스님은 돈이 많았다.
어느 날 가난한 스님이 돈 많은 스님에게 말했다.
"나는 남해(南海)에 한번 다녀오려고 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어떻게 가겠다는 건가?"
"물통 하나, 밥공기 하나면 충분하지 뭐."
"나는 배 한 척을 사서 남해로 갈 준비를 최근 몇 년간 해오면서도 아직 그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자네는 정말 무엇을 믿고 다녀 오겠다는 건가?"
이듬해에 가난한 스님은 정말 남해에 다녀와서 그 이야기를 돈 많은 스님에게 들려 줬다. 돈 많은 스님은 부끄러워 몸들 바를 물랐다.
이제나 저제나 미루다가 아무 것도 못한다. 굳은 의지만 있으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얘기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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